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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부자’는 모든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삶의 절대가치로 자리매김했다. 외환위기가 지나면서 대한민국 사회는 주식, 채권, 펀드 등 재테크 열풍이 휘몰아쳤으며, 슈퍼복권으로 불리는 ‘로또’는 열풍을 넘어선 광풍으로 불리는 현상까지 빚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더욱 심해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계층 갈등으로 확산됐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양극화 현상 해소를 위한 각종 정책을 마련하는 등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0년대 초반 국내 재벌들의 비리가 연이어 사회에 알려지면서 재벌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따가워졌다.
국민들은 재벌들을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봄과 동시에 그들을‘권력유착이나 탈세 등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집단’으로 치부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재벌들이 막강한 사회영향력을 이용해서 그들의 부를 축적하는 데만 급급하고, 이를 사회에 환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부자로 평가되는 많은 인물들이 기부를 포함한 부의 사회환원에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같은 모습은 국민들이 국내 부자들을 부러워는 하지만 존경하지 않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오히려 평생 시장에서 장사를 하면서 모은 재산을 어딘가에 기부하는 노인들의 소식에 국민들은 감동하고 존경을 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자들은 자신의 재산규모를 드러내길 꺼려하고 자신이 부자라는 사실을 감추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며 사는 것이 자연스럽게 됐다.
그렇다면 대다수의 국민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어떨까. 프리미엄 석간경제지 이투데이가 창간 1주년을 맞아 부자들에 대한 국민의식을 조사한 결과, 보유재산(동산·부동산 포함)이 57억원 정도는 돼야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자들의 능력과 노력은 인정하면서도 과반수 이상이 그들의 ‘부’축적과정에 대해서 정당하지 못했다고 답해 부자들의 재산축적과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본지는 부자들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살펴보고, 부자들이 떳떳하고 존경받을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