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K씨는 지난해 10월경 대부업체의 투자자 모집 광고를 보고 투자상담을 가졌다. K씨는 자신을 자금수요자에게 연결시켜 월 3%~4%의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주며 자금수요자가 제공하는 담보 부동산을 자신에게 저당권을 설정해주는 방법으로 원금을 보호해준다는 약속을 받고 투자를 결정했다.
이후 K씨는 자금수요자를 소개받아 시가 100억원을 호가하는 서울 소재 호텔에 저당권을 설정하고 2억원을 대출했으나 이 호텔은 경매 결과 경락대금이 선순위 채권자에게 모두 귀속되어 K씨는 이자는 물론 투자금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은 23일 투자자(전주)를 모집해 자금수요자에게 연결하여 주고 자금수요자로부터 중개수수료를 불법적으로 수취하는 등 관련 법률을 위반한 대부업체 33개사를 적발, 경찰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업자의 대부분은 생활정보지 등에 “투자자 모십니다, 투자자 모집, 돈 놓을 분 상담 환영, 고소득 안정보장, 100% 법적보장, 담보제공, 연 36%수익보장, 경매 부동산에 투자하세요” 와 같은 광고를 게시하여 투자자를 유인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금수요자가 제공하는 담보가치가 거의 없는 부동산 담보 등을 투자자 앞으로 가등기 또는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고 원리금 회수를 대행해 주면서 마치 원금에 대한 법적 보장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현혹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가 여유자금이 있다고 하여 이러한 고수익 보장 광고에 현혹되어 자금을 투자할 경우 담보가치 없는 담보물건을 제공받아 추후 원금을 회수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본인이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고 자금수요자를 대부업자로부터 소개받아 대부 행위를 반복하는 투자자의 경우 무등록 대부업자로 간주되어 형사처벌 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금융이용자가 급전이 필요하다고 하여 이러한 중개업체를 통해 대출받을 경우 전주에게는 이자를 지급하는 한편 중개업체에는 중개수수료를 별도로 지급하여 이중의 이자 부담을 지게 되므로 이러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또 중개수수료 수취행위로 피해를 입은 경우 관할 경찰서 또는 금융감독원 사금융피해상담센터(전화 3786-8655~8)로 적극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현행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부업을 등록하지 않고 실질적인 대부업업무를 하는 자에게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할 수 있으며, 불법 중개수수료를 수취할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