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두 자릿수 성장률을 구가하며 전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하던 중국이 성장률 쇼크에 빠졌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30여 년간 10% 안팎의 고성장을 이어가던 중국의 성장률이 반 토막이 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현지시간)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6.9%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성장률에 비해 0.4% 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2010년 10.4%를 기록한 이래 2011년 9.3%, 2012년 7.7%, 2013년 7.7%, 2014년 7.3%에 이어 5년째 하락세가 지속됐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건' 발생 이듬해인 1990년 3.8% 이후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올해는 5%대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평균)를 6.5%, 내년은 6.3%로 각각 제시했다. IB들은 중국의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6.9%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 전망대로라면 중국의 성장세는 갈수록 둔화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일부 IB는 중국 성장률이 5%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관측을 내놨다. 노무라홀딩스는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은 5.8%, 내년엔 5.6%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스는 중국 성장률은 올해 간신히 6.0%를 기록한 후 내년에 5.8%로 하락한다고 예상했다. 분기별로는 노무라가 올해 2분기, 바클레이스는 3분기에 중국 GDP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르헨티나 방코빌바오는 올해 6.2%, 내년 5.8%의 전망치를 제시했고 BMI리서치는 올해 6.3%, 내년은 5.9%에 각각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 모델을 투자와 제조업에서 소비와 서비스업으로 전환하는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경기 둔화로 이어졌다고 IB들은 분석했다. 또한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로 지난 2012년에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세로 돌아선 건 중국 경기 둔화가 장기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IB들은 설명했다.
무엇보다 인민은행이 연초부터 위안화 가치를 대폭 평가절하했다가 다시 상승을 유도하는 등 중국 정부의 갈팡질팡하는 행보가 경제에 대한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의 거시경제 운용 능력에 의문이 커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