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홍콩 등 달러페그제를 채택한 국가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를 따라서 기준금리를 일제히 인상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 등 중동 4개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고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우디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중 하나인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1%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올렸다. 그러나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는 2%로 동결했다. UAE와 쿠웨이트 바레인 등도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들 중동 국가는 석유수출에 대한 높은 경제의존도로 지난 수십년간 달러페그제를 채택해 왔으며 일반적으로 연준의 움직임을 따르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이들 4개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에도 마찬가지로 금리를 인상했다.
이집트 카이로 소재 EFG-에르메스의 모하메드 아부 바샤 이코노미스트는 “UAE는 외국 자본흐름과 무역, 관광산업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강달러 영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사우디 등 다른 중동 국가는 UAE처럼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들 중동 국가와 마찬가지로 자국 통화 환율을 달러화에 고정시키는 홍콩도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홍콩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이날 기준금리를 1.25%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인상했다. 홍콩도 1983년부터 달러페그제를 채택해 왔으며 지난해 12월에도 연준을 따라 금리를 올렸다.
노만 챈 HKMA 국장은 “홍콩 금리 인상의 정확한 속도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홍콩인들이 금리인상이 부채 상환, 특히 모기지론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금리인상에 자본유출이 불가피하지만 2008년 이후 지금까지 홍콩에 1300억 달러(약 147조 원)가 유입됐다”며 “유동성을 우려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