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기업집단국은 대기업집단 지정제도의 계열분리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친족분리 회사는 종전 모그룹과의 거래내역을 공정위에 제출하되, 부당지원 행위가 드러나면 친족분리를 취소하는 방안이다.
계열분리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조의2(기업집단으로부터으로부터의 제외)에 따라 일정한 요건을 갖춘 회사를 동일인이 지배하는 기업집단의 범위에서 제외하는 제도다.
하지만 1999년 거래의존도 요건을 폐지한 이후 친족분리제도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면탈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행 독립법인일 경우에는 모그룹 일감을 받아도 규제 대상에서 제외다. 친족분리는 대기업집단 총수의 6촌 이내 친족이 운영하는 계열사가 집단서 독립해 경영하는 것을 말한다.
2015년 공정위가 4대 집단에서 분리한 48개 기업을 실태조사한 결과를 보면, 4대 집단에서 분리된 기업들이 한 해라도 모집단과 거래한 50% 이상의 거래의존 회사가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은영 전 회장의 한진해운 사례를 대표적 예로 지적되고 있다.
2015년 5월 한진해운은 한진그룹 내 유수홀딩스(당시 한진해운홀딩스)와 싸이버로지텍 등 계열사가 독립한 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한 경우다.
최 전 회장이 경영권을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넘기고 한진해운 보유 지분을 3% 미만으로 줄인 바 있다.
동일인(총수)이 지배하는 회사에 대해 친족 등이 소유한 주식의 합계가 발행주식 총수의 3% 미만일 경우에는 계열사 분리가 가능하다.
계열 분리 전인 유수홀딩스 계열사 싸이버로지텍, 유수에스엠 등의 한진해운과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68%에 달했다.
분리 후에도 유수홀딩스는 한진해운 사옥 관리로 임대료 수익을 얻고, 싸이버로지텍은 한진해운의 물류 정보시스템 관리업무를 맡았으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지 않게 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친족 분리 회사가 분리 이후 일정기간 종전 집단과의 거래 내역을 정기적으로 제출받기로 했다.
부당지원행위 적발 때에는 친족 분리를 취소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행 시행령에는 친족 분리 회사가 분리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분리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 친족 분리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임원 독립경영 인정제도도 도입한다. 임원 독립경영 인정은 임원이 독립경영하는 회사가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계열분리를 인정하는 제도다.
다만 임원에 대한 독립경영 인정이 동일인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인정요건을 면밀히 설계할 예정이다.
육성권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이번 제도 개선은 2018년도 대기업집단 지정 이전 시행령 개정 절차 완료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임원 및 친족 경영회사에 대한 실태파악, 업계 의견수렴 등을 거쳐 방안을 구체화한 후 12월 초부터 입법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