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9일 바닥을 찍고 이날까지 3453일 동안 20% 이상 떨어진 적이 없다. 강세장은 일반적으로 이전 저점보다 20% 이상 오르고, 고점보다 20% 이상 떨어진 적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번 강세장은 닷컴 버블이 형성됐던 1990년대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증시 역사상 가장 긴 강세장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S&P500 기업의 시가총액은 2009년 3월 이후 18조 달러(약 2경 원) 넘게 증가했다. 다만 S&P500지수 상승률은 323%로 1990∼2000년 417% 올랐던 것에는 못 미친다. 이번 랠리의 연평균 상승률은 16.5%로, 미국 증시 강세장 평균 22%보다는 낮다.
지난 9년 반 사이 미국 증시는 일본과 중국, 유럽 등 다른 나라 증시와 비교해 월등히 앞섰다. 미국의 뒤를 이어 일본증시 닛케이225 지수가 21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2009년 3월과 비교해 27%만 올랐고 올여름엔 약세장에 진입했다. 홍콩 항셍지수와 범유럽 증시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상승률이 150%를 밑돌았다. 신흥시장 주가 상승률도 미국의 절반에 못 미쳤다. MSCI신흥시장지수는 미국이 강세장을 이어갈 동안 150% 정도 상승하는 데 그쳤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와 기준금리 인하 등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금융위기를 탈출했고,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IT 기업들이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 성장과 지난해 말 시행된 세금 감면 등이 최근 미국 증시 호황을 이끌었으며, 기업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이 고평가됐다고 우려했다. 현재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로 10년간 평균을 크게 웃돈다. JP모건체이스의 마르코 콜라노빅 글로벌 파생 상품 분석 책임자는 “미국과 해외 증시의 PER 차이는 전례 없다”면서 “이런 현상이 지속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