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예금금리가 1년10개월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은행에 예금을 해봐야 손해를 보는 시대가 됐다. 실질대출금리도 동반하락해 3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예금자 입장에서는 쓰린 마음이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데는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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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취급액기준 대출금리에서 CPI를 뺀 실질대출금리도 1.71%로 올 1월(1.70%) 이후 가장 낮았다. 대출금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 혹은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를 뺀 실질대출금리도 각각 0.76%와 2.08%에 그쳤다. 이는 각각 2017년 2월(0.75%)과 2017년 10월(1.87%) 이후 최저치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자 입장에서는 예금해봐야 손해긴 하다. 다만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실물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춘 것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 등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6월25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현재 실질기준금리가 0%대 초반에서 -1%대 초반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실질금리 수준으로 보면 소비라든가 투자 등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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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3월에 50bp 5월에 25bp 등 총 75bp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0.50%로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 중이다.
한편, 9월 물가가 태풍 등 기상악화 영향에 농산물값이 급등한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10월엔 물가하락과 함께 실질예금금리가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수신과 대출금리는 저금리 속에서 떨어지고 있는 측면이 있는 반면, 9월엔 농수산물이 많이 올라 CPI가 많이 올랐다”며 “10월 물가는 이동통신비 지원 등 영향으로 (9월) 1.0% 상승률에서 많이 내려갈 것이다. 이에 따라 실질금리는 다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