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도 천호역 인근에 신규 출점
홈플러스·킴스클럽, 투자 대신 리뉴얼
식품·델리 강화…내실 성장 도모
대형마트 4사의 내년 사업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 1위 이마트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 출점에 나섰고 롯데마트도 내년 5년 만에 신규 점포를 출점할 예정이다. 반면 출점 여력이 없는 홈플러스와 킴스클럽은 기존 점포의 리뉴얼 작업에 주력하며 내실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달 중순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식료품 특화매장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을 개점했다. 이 매장은 기존 점포를 재단장한 것이 아닌 신규 점포로 마련됐다. 이마트가 신규점을 출점한 것은 2021년 9월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그로서리 DHS로 신규 출점 재개 계획을 밝힌 이마트는 내년 서울 강동구 고덕 강일점을 '푸드마켓 2호점'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내년 신규 출점에 나선다. 롯데마트는 서울 강동구에 있는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 단지에 신규 출점(천호점)을 준비 중이다. 롯데마트의 신규 점포 출점은 약 5년 만으로, 이 곳은 약 4297.5㎡(1300여 평) 규모로 식료품 특화 매장이 될 전망이다. 롯데마트는 2019년 인천터미널·이천·수지점 출점 후부터 수익성이 부진한 점포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신규 출점에 힘을 싣는 것은 내실화 못지않게 외형성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마트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편의점ㆍ기업형슈퍼마켓(SSM)보다 성장력이 둔화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통계에 따르면 작년 편의점과 SSM 매출은 각각 연간 8.1%, 3.7% 신장했다. 반면 대형마트 성장률은 0.5%에 그쳤다. 한 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내실화도 중요해졌다"며 "단순히 지역에 깃발을 꽂는 출점 개념이 아니라 특화매장 중심 수익성 개선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홈플러스와 킴스클럽은 내년에도 매장 리뉴얼에 집중한다. 수익성이 악화된 탓에 무리한 신규 출점보다 내실화를 통해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작년 회계연도(2023년 3월 1일~2024년 2월 28일) 기준 199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홈플러스는 그로서리(신선식품)와 체험 콘텐츠를 강화하는 점포 재단장에 한창이다. 홈플러스는 전국 127개 매장 중 33개를 메가푸드마켓으로 바꿨다. 메가푸드마켓은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한 미래형 대형마트 모델이다.
작년 1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킴스클럽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델리 코너 리뉴얼에 힘을 싣고 있다. 킴스클럽 매장 내 전 메뉴를 전메뉴 3990원에 판매하는 ‘델리 바이 애슐리’를 넣고 미식 선호 소비자 공략에 뛰어든 것이다. 이랜드킴스클럽에 따르면 올 3월 델리 바이 애슐리 강서점을 론칭한 후 평촌점까지 총 8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10월 델리 바이 애슐리를 오픈한 야탑점의 델리 매출은 오픈 직후 한 달 동안 전년 동월 대비 3274% 신장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통적으로 식품, 델리 등을 강화하고 있지만 세부 전략에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신규 점포 출점 등을 위한 투자 여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 내년도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