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여전한 독립예술영화 열풍…관객들 극장으로 모으는 비결은?

입력 2025-01-1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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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으로 강렬한 '서브스턴스' 20만 명 돌파
동명의 소설 원작 '이처럼 사소한 것들'도 인기
개봉 30주년 '러브레터' 책갈피 굿즈 조기 소진

▲영화 '서브스턴스' 스틸컷 ((주)NEW)
▲영화 '서브스턴스' 스틸컷 ((주)NEW)

새해에도 독립예술영화 열풍이 거세다.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코랄리 파르쟈의 '서브스턴스'가 최근 누적관객수 20만 명을 돌파하며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이 밖에도 '이처럼 사소한 것들', '쇼잉 업', '러브레터' 등의 영화들이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개봉한 영화 '서브스턴스'의 누적관객수는 전날 기준 20만8398명이다. 관객들의 관심에 힘입어 개봉 6주차에 전주 대비 좌석 수 세 배에 가까운 확대 상영을 확정했다.

수입사 관계자는 "개봉 6주차로 접어드는 영화가 전국적으로 확대 상영하는 것은 모든 장르의 영화를 통틀어서 2013년 '지슬', 2009년 '워낭소리' 이후 10년 만인 굉장히 이례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서브스턴스'는 제77회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작품이다. 최근 주연으로 활약한 데미 무어가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다시 한번 화제작임을 입증했다.

이 영화는 한때 잘나갔지만, 나이가 들어 입지가 좁아진 노배우 엘리자베스(데미 무어)가 다시 젊어지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서브스턴스'라는 이름의 약물을 투여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작품이다. 피 비린내가 진동하는 듯한 고어(gore)적인 연출이 인상적인 영화다.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주))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주))

지난달 11일 개봉한 팀 밀란츠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 역시 전날 기준 5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수를 동원하며 흥행하고 있다. 이 영화는 제74회 베를린영화제 개막작이자 은곰상 수상작이다. '맡겨진 소녀'로 유명한 클레어 키건이 11년 만에 발표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원작은 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영화는 석탄 상인 빌 펄롱(킬리언 머피)이 어느 날 수녀원에 배달을 갔다가 불미스러운 일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수녀원에서 일하는 소녀들이 알 수 없는 차별과 핍박을 받고 있었던 것. 하지만 수녀원은 마을 사람들의 정신을 지배하는 일종의 관청 노릇을 하고 있어서 이 같은 진실을 공론화하기는 힘들다.

카메라는 소녀들을 구할 것인지 아니면 모른 척할 것인지 고뇌하는 킬리언 머피의 표정을 차분하게 담아낸다. 눈으로 뒤덮일 뻔했던 진실을 녹이는 킬리언 머피의 시선과 그 시선을 천천히, 우직하게 담아내는 카메라의 움직임이 인상적인 영화다. 영화는 이를 통해 인간의 품위를 지키며 산다는 것, 사람이 사람을 구원한다는 것 등의 의미를 전한다.

▲영화 '쇼잉 업' 스틸컷 (M&M 인터내셔널)
▲영화 '쇼잉 업' 스틸컷 (M&M 인터내셔널)

8일 개봉한 켈리 라이카트의 '쇼잉 업'도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중요한 전시를 앞둔 조각가 리지(미셸 윌리엄스)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들을 포착하는 영화다.

특별한 일상을 보낼 것만 같은 예술가의 하루 역시 지루하게 반복하는 평범한 나날의 연속이라는 것을 말하는 작품이다. 동시에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예술이 그러한 평범한 일상 속에서 불현듯 탄생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한다. 제75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다.

▲영화 '러브레터' 30주년 기념 포스터 (워터홀컴퍼니(주))
▲영화 '러브레터' 30주년 기념 포스터 (워터홀컴퍼니(주))

이 밖에도 개봉 30주년을 맞은 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 역시 지난 1일 재개봉해 열흘 만에 누적관객수 6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하고 있다. 메가박스에서 단독 재개봉한 '러브레터'는 오역을 바로 잡고, 세로 자막으로 다시 관객들을 찾았다. 30주년 기념 책갈피 굿즈 역시 단기간에 소진됐다.

이지혜 영화평론가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독립예술영화들은 고유한 개성으로 무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라며 "'서브스턴스'는 시각적으로 '끝까지 간다'는 특이성이 있고,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해 본래의 마니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러브레터'는 편지, 타자기, 카메라, 도서 대출 카드 등 '유물문화'에 대한 향수를 기반으로 한 굿즈를 발행해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으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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