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 양자컴퓨터 개발 1년 단축하는 길

입력 2025-02-10 19: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양자 컴퓨터 도래 시기에 논란이 많다. 연초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상용화에 20년 걸린다고 전망하여 양자컴퓨터 기업 디웨이브 주가가 곤두박질했다. 디웨이브가 이미 상용화되었다며 즉시 반박했고 주식도 회복됐다.

필자도 석사과정에서 분자 구조를 찾으려 양자 계산을 한 적이 있다. 원자를 적당히 배치하고 전자를 채워 밤새 돌리면 프로그램은 최적 구조를 찾아 준다. 놀랍지만 작은 분자에서나 적용되어 한계가 있다. 계산을 기다리다 지친 동료들은 분자를 직접 합성하여 구조를 밝히자고 떠들어댔다. 재래식 계산 대신 분자를 합성하자는 아이디어는 바로 양자 컴퓨터 제작으로 이어졌다.

개념 나온 지 100년…아직도 이해 어려워

100세가 된 양자역학은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아인슈타인조차 상식과 다른 양자역학을 거부했고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파인만도 비슷하게 말했다. 오해 마시라. 해석이 어렵다고 양자역학이 불완전하다는 말은 아니다. 슈뢰딩거 방정식은 양자 현상을 정확하게 묘사한다. 자연의 색, 반도체 전류, 단백질 구조도 슈뢰딩거 방정식의 성과물이다. 그러나 조금 깊게 파고들면 모호한 해석들이 나온다. 그래서 양자 전문가는 이해하려 들지 말고 계산만 하라며 학생을 구박한다.

양자 컴퓨터도 초등학교에서 익히는 사칙연산과 비슷하다. 사칙연산은 1에서 9까지 수를 익히고 1의 자리가 가득 차면 10의 자리를 올리는 계산법이다. 양자 컴퓨터도 수학언어로 슈뢰딩거를 적용하고 일상언어로 보존, 양자화, 중첩, 얽힘을 활용하는 기술이다.

저장된 상태는 외부 자극이 없으면 불변한다는 것이 보존 현상이다. 일반 컴퓨터나 양자 컴퓨터 모두 보존 법칙을 이용한다. 양자 컴퓨터를 가로막는 장애물도 저장된 값이 조금씩 누설되는 현상이다. 특히 양자상태는 주변 전자기파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필자는 기이한 양자 현상을 닮은 바 있는 음악과 비교할 예정이다. 더 나은 설명 방법을 찾지 못했다. 소리는 공기의 자유로운 진동이지만 음계 도레미파솔라시도는 고정된 주파수를 지니고 있다. 양자 입자도 자유로운 상태지만 측정값은 0과 1의 고정된 상태만 허용된다. 음계와 양자 입자는 계단처럼 양자화되어 있다.

음악은 음계의 조합이고 시간 전개이다. 합창은 베이스, 테너, 알토, 소프라노의 4성부로 화음을 낸다. 한 사람이 4개 음을 동시에 낼 수 없으니 합창단은 적어도 4명 이상으로 구성된다. 반면에 한 양자입자는 홀로 양자화된 음들을 동시에 낼 수 있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양자입자는 중첩 능력이 있다.

양자 입자의 중첩 현상은 계산 속도를 증대시킨다. 예를 들어 100명의 합창단원에게 각자 맞는 성부를 부여해 보자. 한 사람에게 4가지 가능성이 있으니 4를 100번 곱한 엄청난 조합이 생긴다. 이 많은 조합을 시도할 수 없으니, 현실에서는 자기 음역의 성부를 받아드린다. 그러나 양자입자는 중첩 음을 낼 수 있으니 한 번의 합창으로 최적의 조합을 찾을 수 있다.

양자현상 쉽게 풀어낸 교육교재 나와야

합창단원은 음표에 따라 화음을 낸다. 도미솔의 화음 음표가 바로 양자에서 얽힘이다. 두 양자입자 사이에 하나가 1을 가질 때 다른 양자는 0을 가지도록 제약을 가할 수 있다. 그 반대도 가능하다. 정교한 계산이 가능한 이유는 양자 얽힘 덕분이다.

합창 악보는 오선지에 표시되지만, 양자 악보는 양자 숫자만큼 많은 선에 그려진다. 각각 양자는 독립적으로 소리를 내다가 얽힌 음표가 나오면 두 양자 입자는 화음을 낸다. 현재 양자 컴퓨터는 100여 개에 불과한 양자 입자로 구성되지만 앞으로 10만 개로 늘어날 때 양자 앙상블의 소리는 더 강력해진다.

짓궂지만 합창을 통해 포도주잔을 깨뜨려 보자. 잔 위치에 4성부의 음이 증폭되고 집중되어야 한다. 음파는 음원의 세기뿐만 아니라 위상까지 일치해야 증폭된다. 양자 현상도 음파처럼 위상을 지닌다. 악보를 정교하게 작성하듯이 모든 양자 위상을 맞추는 작업이 양자 알고리즘이다.

현재 암호의 핵심기술인 소인수분해 알고리즘이 양자 컴퓨터에서 뚫린다. 정부도 3대 게임 체인저로 선택하여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양자 현상을 쉽게 설명하는 교육교재도 상용화를 1년 앞당길 것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4대 금융, 2년 연속 비이자이익 10조 돌파 [脫뱅스터 금융지주]
  • "이거 대본 아니죠?"…이영자→주병진, 우리는 왜 '중년의 사랑'에 열광할까 [이슈크래커]
  • 단독 'AI홈 생태계 확장' LG전자, ‘HS차세대플랫폼연구실’ 신설
  • '혈당 스파이크→혈당 급상승'…가장 잘 다듬은 우리말 보니 [데이터클립]
  • 딥시크ㆍ트럼프 '딥쇼크' 넘어라…AI 대확장 나선 4대그룹
  • 백악관 “트럼프, 이번주 우크라 종전 논의할 것”
  • 車 중견 3사, 내수 부진에 ‘똘똘한 한 대’로 돌파구 찾는다
  • ‘우리 화장품은 달라’…제약업계, K뷰티 사업 확대로 승승장구
  • 오늘의 상승종목

  • 02.1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7,402,000
    • +0.48%
    • 이더리움
    • 4,030,000
    • +2.21%
    • 비트코인 캐시
    • 496,800
    • +2.16%
    • 리플
    • 3,668
    • +1.63%
    • 솔라나
    • 302,900
    • +0.46%
    • 에이다
    • 1,062
    • +4.32%
    • 이오스
    • 967
    • +7.8%
    • 트론
    • 372
    • +3.91%
    • 스텔라루멘
    • 473
    • +0.42%
    • 비트코인에스브이
    • 59,950
    • +2.04%
    • 체인링크
    • 28,300
    • +4.31%
    • 샌드박스
    • 601
    • +7.1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