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구강건강 방문 진료…이용자 만족도 높아
서울시로부터 ‘약자동행 최우수 사업’ 선정되기도
![▲마포구 '함께하는 구강건강 동행관리' 현장. (이민재 기자 2mj)](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1125920_2135380_1200_900.jpg)
평범한 가정집이 순식간에 치과로 변신한다. 이윽고 다양한 구강검진용 도구가 쉴 새 없이 입속을 들락거린다. 하얀 가운을 입은 치과의사, 치위생사가 세심히 환자의 입 안을 들여다본다. 치아뿐만 아니라 구강 내 수분 정도, 설압 등 전반적인 구강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고는 필요한 운동을 처방하고 관리법을 알려준다.
11일 서울 마포구의 ‘함께하는 구강건강 동행관리’ 사업을 위해 마포구보건소 직원들이 한 가정집을 방문했다. ‘함께하는 구강건강 동행관리’는 구강건강을 신경 쓰기 어려운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 체계적인 구강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취약계층의 집을 직접 방문하는 ‘전문가 방문 구강관리 서비스’는 이용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사업 대상자가 거동이 불편한 경우가 많아 세심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꾸준한 방문 구강관리를 통해 이를 추적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방문 구강관리 서비스를 받은 현모(60) 씨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 치과를 방문하거나 혼자 구강건강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에 마포구보건소는 지난해부터 이날까지 9회에 걸쳐 꾸준히 현 씨를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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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방문 당시보다 구간건강 상태도 많이 호전됐다. 이전에는 혀 근육이 약해 침을 제대로 삼키기 어려워 간단한 대화를 하거나 가만히 있을 때 침을 흘리고 발음이 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설압 운동 처방, 구강건강 체조 등을 통해 설압 수치를 개선하며 침을 흘리지 않게 됐으며 발음도 훨씬 또렷해졌다.
이날 현 씨 집을 방문한 3명의 의료진은 약 40분에 걸쳐 치아 검진, 설압 측정, 양치질 연습, 혀 클리너 사용법 교육, 구강 근육 마사지 등 종합적인 구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했다. 9회에 걸쳐 의료진을 만난 만큼 현 씨도 편안하게 진료에 임했다.
장영은 마포구보건소 주무관(치위생사)은 “현 씨의 경우 1~2개월 간격으로 방문해 구강관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본인이 구강건강을 신경 쓰려는 의지도 있어서 처음보다 구강건강 상태가 많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마포구 '함께하는 구강건강 동행관리' 현장. 치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이민재 기자 2mj)](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1125919_2135379_1200_900.jpg)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이 사업 대상인 만큼 치위생사는 노인‧장애인 전문 구강관리 자격을 갖추고 있다. 이 자격을 갖춘 치위생사 8명이 마포구보건소에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은 2인 1조로 가정을 방문해 개인의 구강상태에 필요한 다양한 구강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검진 결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면 이동식 치과유니트체어를 이용해 치료를 진행하고 보철 치료가 필요할 때는 진료비 지원사업과 연계한다.
방문을 마친 치위생사는 구강 관리 차트와 보고서를 작성해 대상자의 구강 상태를 지속해서 살피고 사례 정기회의를 열어 보완 사항을 개선해 나간다. 대상자가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구간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관리법을 알려주고 이를 실천하도록 북돋는 것도 방문 치위생사들의 역할이다.
환자 한 명에게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없는 병원 진료와 달리 충분한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1가구당 평균 진료 시간만 35분 내외로 대상자와 소통하기에 충분하다.
마포구는 방문관리 외에도 서강보건지소에 치과 진료실을 설치해 의료기관 이용이 쉽지 않은 취약계층에 구강검진과 치과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마포구의 ‘찾아가는 구강건강 동행관리’ 사업은 지난 10일 서울시로부터 ‘2024년 약자동행 자치구 지원사업’ 최우수 사업으로 선정돼 표창을 받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 사업에 대해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 개선과 구강건강 불평등 완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장 주무관은 “구강건강에 소외된 취약계층에게 구강 위생 관리 및 구강 재활 훈련, 취약계층 치과 진료실 운영 등을 통해 구강 불평등 완화를 위해 사업을 추진했다”며 “취약계층의 구강건강 관리를 위해 꾸준히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