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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PwC는 ‘보릿고개 넘는 K-면세점, 위기진단과 제언’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보고서는 적자에 허덕이는 면세점 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그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작성됐다.
보고서는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면세점 사업 회복이 지연되는 원인은 중국 관광객의 객단가가 과거보다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5~6년 전만 해도 다수의 중국인이 패키지여행을 통해 한국을 방문했지만, 현재는 소규모 개별 여행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면세점 대량 구매보다 다이소, 올리브영 등 각종 화장품 로드숍 등에서 개인 맞춤형 소비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면세 사업자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고질병으로 송객수수료를 지목했다. 송객수수료는 초기에는 여행사나 가이드가 모집해 온 관광객으로부터 발생한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면세점이 여행사 등에 지급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외국인 입국이 제한되면서 따이공 개인에게도 수수료를 지급하는 형태로 변질됐다. 이후 따이공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도한 송객수수료 영향으로 면세 사업 운영자가 적자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면세 산업의 정상화를 위해 △면세 사업자 간 합작법인(JV) 설립 추진 △시내 면세점 사업자의 과감한 철수 검토 △송객수수료에 대한 자정 노력과 정부의 시장감시 기능 강화 △공항 면세점 임대료 합리화 등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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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면세사업자 간 JV를 만들어 합작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합작을 통해 물품 소싱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공항 면세점의 경우 품목별 독점 사업권을 부여하면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주류, 담배, 화장품 등 품목별로 독점 사업권을 부여해 상품 매입 단가를 낮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또 보고서는 면세점 업계 경쟁이 따이공 유치를 위한 치킨게임으로 번질 경우, 과도한 송객수수료 지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업계의 자정 노력 및 정부의 시장감시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인천국제공항의 면세점 임대 수입 비중이 해외 공항보다 높은 편에 속해 향후 임대료를 책정할 때 면세 사업자의 사업성을 고려한 정책이 요구된다”고 했다.
최창윤 삼일PwC 파트너는 "면세 사업자들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시내 및 공항 면세점에는 품목별 독점 사업권을 부여해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경쟁력이 저하된 시내 면세점의 경우 과감한 사업 철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