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친화적 밸류에이션·주주 환원 강조
공모가 2만6000~3만1800원
내달 14일 코스피 상장 예정

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인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CEO)는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서울보증보험은 개인과 기업이 경제활동에서 필요로 하는 보증서비스를 건설, 제조 납품 등 산업 전 분야에서 제공하는 종합보증기업이다. 지배적 시장 지위를 확보했으며, 재보험 및 자산운용 등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타 손해보험사와 차별화하는 안정적인 수익 파이프라인을 운용하고 있다.
이번 상장은 2023년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자진 철회한 후 2차 시도다. 첫 번째 상장 당시 서울보증보험은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를 3만9500~5만1800원으로 설정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2만6000~3만1800원으로 하향 제시하며 시장 친화적인 가격을 형성했다. 또한, 당시보다 발전한 주주환원 의지를 강조하며 상장 성공을 다짐했다.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는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랑 협의해 지난번 IPO 추진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했다"라며 "우선, 2024년 결산배당금 2000억 원을 지급하고 향후 3년간 총 주주환원 연 2000억 원을 보장할 예정이다. 배당기준일을 4월 초로 예정한 만큼,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도 배당금을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최대주주 소수지분 매각 시 자사주 매입 소각을 병행하며 오버행 이슈를 완화해 주주환원에 기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대주주인 예보의 보호예수기간은 1년으로 설정됐다. 첫 번째 상장 시도 당시 6개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배 늘어났지만, 여전히 오버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조성용 운영부문 부문장은 "오버행 관련 투자자들의 우려를 최대한 불식시키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며 "서울보증보험 입장에서도 주가를 올려야 하는 의무가 있으므로 투자자와 이해관계가 정확히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최대주주 소수지분 매각 시, 자사주 매입소각 병행 등을 통해 오버행 이슈를 완화하겠다"라고 답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자본 건전성과 수익성, 리스크 관리 능력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자본 건전성과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급 여력 비율, 영업이익률과 총자산 이익률 지표에서 손해보험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라며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 여력 비율은 2024년 3분기 말 기준 445%로, 300%를 밑도는 타 손보사 대비 높은 수치다"라고 밝혔다.
이어 "보수적 자산운용 전략 기반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며 안정적인 투자이익을 창출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해 목표 수익률을 상향하려고 한다"라며 "우수한 신용평가 능력과 재보험 전략을 바탕으로 리스크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실적 부진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목된다. 2024년 3분기 누적 지배주주순이익은 13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2647억 원에 비해 많이 감소했는데, 경기침체로 인한 보증보험의 수지 악화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 관련 보증도 전체 잔액 중 약 9%에 달하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적 변동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이 대표는 2030년까지 보험료 3조 원 및 당기순이익 60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천명했다. 구체적으로 컨설팅을 통해 수익 창출 역량 강화라는 최우선 목표를 설정하고 30개의 핵심 과제를 도출했으며, '보증 생태계 확장'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워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가는 서울보증보험이 코스피 시장에 무난하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25~2026년 실적 부진이 예상되지만, 동사가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유지하고 여기에 더해 예보 지분 매각이 있을 때 자사주 매입소각을 시행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이라고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무리한 수준의 밸류에이션은 아니라고 판단하며, 보험업 전반적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인한 배당 불확실성, 금리 하락으로 인한 자본력 약화 등 이슈가 불거지는 만큼 유의미한 대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보증보험은 이번 IPO를 통해 총 698만2160주를 전량 예보가 보유한 구주로 모집한다. 공모 희망가는 2만6000~3만1800원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8200억~2조2200억 원이다. 20일부터 26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내달 5일과 6일 양일간 일반 청약을 받는다. 3월 14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며,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