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전농동에 사는 주부 진수희(38,여)씨는 남편과 아들 둘, 이렇게 네 식구가 한집에 살고 있다. 그는 “아들 셋을 키우는 것 같다”며 “아이들은 계속 커져 상대적으로 집이 좁아지는 듯하다. 좀 더 넓은 곳으로 이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진씨는 “동네 아줌마들하고 얘기를 나누다 보니 요즘 우리 아파트 중대형 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해 부동산에 알아봤더니 우리 집보다 평수는 10평이나 넓은데 가격은 3000만원 밖에 차이가 안 나더라. 이번이 기회다 싶어 남편과 상의한 끝에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진씨가 현재 살고 있는 전농동 우성아파트의 103㎡는 3억3000만~3억4000만원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같은 아파트 면적 137㎡은 3억6000만원에서 3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이들 아파트는 평수로 따지면 10평 정도 차이가 나지만 매매가격은 3000만원에서 4000만원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
현재 대형 아파트 시장은 불황 직격탄을 맞은 데 반해 중형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고 소형 아파트 매매시장은 움직임을 보이며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최근 전셋값이 크게 오르며 물건마저 품귀현상이 벌어지자 전세 대기 수요자들이 소형 매매로 방향을 틀었고, 이에 따라 소형이 오르면서 중대형 간의 아파트 매매가격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
이에 좀 더 넓은 집을 찾는 수요자들에겐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반적인 분위기가 소형아파트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가격이 오르는 데 반해 중형은 보합세, 대형은 하락하고 있다. 지금 이 시기는 찬스가 될 수 있다”며 “소형에서 시세차익을 봤다면 중형으로, 중형에서 대형으로 옮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소형 주택 인기 등으로 중대형 공급이 줄어들고 있는 점을 고려해 수요 공급의 법칙상 앞으로 2~3년 이후에는 중대형아파트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로 여러 건설사들은 현재 소형아파트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대형에서 소형으로 설계변경을 하는 등 대형아파트의 공급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 전용 84㎡의 아파트 매매가가 4억8000만~5억원에 책정됐다. 같은 아파트 101㎡는 5억2000만원대에 급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차이는 2000만~5000만원 정도다.
동대문 답십리동에 위치한 청솔우성1차 아파트 59㎡는 현재 2억800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고, 같은 아파트 84㎡는 3억2000만원에 매매가 가능하다.
I공인중개사 대표는 “집주인이 이 집을 3억9000만원에 구입했지만 현재 가격은 7000만원 하락한 3억2000만원에 가격을 내 놓았다”며 “소형인 59㎡와 비교했을 때 5000만원 차이밖에 안 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