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 정부가 내놓은 내수활성화 정책은 한마디로 ‘빚내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말밖에 지나지 않는다. 먼저 정부는 현재 유지하고 있는 DTI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이원적으로 부자들에게는 DTI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발상이다. DTI는 소득 대비 대출한도를 규제하는 제도다. 소득 외 자산을 많이 가진 부자들에게 규제 완화로 지갑을 열 수 있게 해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이끌어 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소득 외 자산을 갖고 있지만, 생활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중산층들, 일명 ‘하우스푸어’까지 빚잔치를 일으킬 수 있다. 가뜩이나 중상층 붕괴로 국내 소비 기둥이 없어지고 있는데 아예 기둥을 뿌리째 뽑겠다는 발생이다.
또 최근 집값 하락으로 주택 담보가치인정비율(LTV) 초과대출이 발생하며 가계부채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초과분을 신용대출로 전환하는 정책을 정부가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이자가 두 배 이상 비싸 대출소비자 부담이 크다. 특히 저소득층은 집을 담보로 제2금융권에서 다시 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쓰는 경우가 많다. 현재 빚도 감당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에게 다시 추가로 빚 부담을 안겨 아예 거리로 내몰겠다는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가 내수활성화를 위해 내세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전심사제 조기 도입은 누구를 위한 사전 도입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오히려 정권 말 외국계 카지노 자본에 서류심사만으로 면허를 발급하는 정권 말 특혜라는 의혹만 커지고 있다. 총 5억달러 이상 외국인 투자를 전제로 3억달러 이상 실제 투자해야 하는 조건이 있지만, 실제 1급 호텔 건설에만 5억달러 이상 소요된다. 한마디로 싼값에 외국계 카지노 자본에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 론스타처럼 국내자본에 되파는 ‘먹튀’ 우려가 크다. 앞으로 법령 보완 시 ISD(투자자-국가 간 소송제)분쟁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내수활성화를 위해 내세운 제도 도입에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가계 유동성 확대와 내수활성화 정책으로 침체한 주택시장 회복과 경기부양을 기대하기에는 내놓은 정책들이 졸속에 지나지 않다는 전문가 견해가 많다.
정부가 이번 정권 안에 해결책을 내놓겠다는 영웅주의는 버려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계부채나 내수활성화 문제는 100년을 바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다음 정권에 넘어가더라도 이 문제만큼은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자칫 제도 도입을 서두르다가는 ‘빛 좋은 개살구’가 돼 세계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처럼 국내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