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내수 부진에서 비롯한‘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일 ‘경상수지 흑자 확대의 원인과 시사점’보고서를 통해 “최근 경상흑자 급증의 상당 부분은 수입 수요 둔화와 투자 감소 등 내수 부진의 심화로 나타난‘저성장의 어두운 그림자’”라며“따라서 경상 흑자 확대는 내수 부진 등 구조적 문제점의 심각성을 대변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내수 부진, 국제유가 하락, 품질 경쟁력 회복이 경상흑자 행진의 원동력으로 분석됐다. 환율·유가 등 가격변수의 영향력은 작아졌으며 국내외 수요 등 물량 변수와 품질 경쟁력의 영향력은 커졌다.
김 연구위원은 또 “지나친 경상 흑자는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불균형 완화 흐름과 배치돼 교역 상대국과의 통상 마찰을 유발할 수 있으며, 원화가치 절상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김 연구위원은 경상 흑자와 내수 부진을 의미하는‘불황형 흑자’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그는 “저축률과 투자율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GDP의 2.0~3.1%가 적정한 수준의 경상 흑자 규모”라며 “안정적인 흑자 유지를 위해 기술력 위주의 수출 산업으로 산업 구조를 바꾸고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