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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올해 34년 만에 가장 큰 재정위기에 직면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재정수입 증가속도가 크게 느려지면서 경기하강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도이체방크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정부의 재정수입 증가율이 1%로, 지난해의 4%에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이는 지난 1981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2009~2013년에 중국 재정수입 증가율은 연평균 19%에 달했다.
더 심각한 것은 지방정부다. 도이체방크는 지방정부 재정수입이 올해 2%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의 2% 증가에서 감소세로 전환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재정수입 증가세 둔화는 중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시장은 아직 심각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경고했다.
중국 전체 재정수입의 약 23%를 차지하는 토지매각이 이런 혼란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3분기 중국 300개 도시에서 토지 거래 건수가 전년보다 55% 급감하고 지난해 전체로는 약 40% 감소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도이체방크는 “사실 중국 토지시장은 지난해 3월부터 급격히 냉각했으나 재정수입 측면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는 긍정적으로 남았다. 지방정부 재정충격은 지난해 4분기에 이르러서야 시작됐다”고 밝혔다. 올 들어 지방정부 재정수입 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지방정부투자기관(LGFV)을 통해 이런 부실이 감춰졌다는 사실이다. 지방정부가 토지를 매각하면 이를 LGFV가 사들이는 돌려막기 형식으로 재정을 확보했다는 것. 이는 결과적으로 지방정부 부채 급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2013년과 지난해 중국 전체 토지매매의 70%를 LGFV가 차지했다고 추산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트랫포는 지난주 18조 위안(약 3136조원)에 육박하는 지방정부 부채 대부분을 LGFV가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정부지출에서 지방정부는 거의 90%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LGFV의 빚 부담이 커지는 것은 중국 재정상황에 직접적 충격을 주게 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