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투자자들의 블루오션이었던 신흥시장이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14년 전만 해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주요 신흥 4개국 ‘BRICs(브릭스)’ 투자 붐이 뜨겁게 일었다. 그러나 극심한 가격 변동과 급격한 시세 하락을 거쳐 현재는 브릭스 뿐 아니라 신흥국 대부분이 투자자들로부터 완전히 찬밥 신세가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통신은 신흥시장은 과거에는 좋고 나쁜 상황이 반복됐지만 앞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정체’라는 더 지루한 미래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같은 침체는 앞으로 4, 5년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는 ’잃어버린 10년’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통신은 예견했다. 하버드대학 행정대학원(케네디스쿨)의 카르멘 라인하르트 교수는 “10년간 큰 성공을 거둔 후 매우 부진한 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인하르트 교수는 금융 위기와 신흥국에 관해선 세계 최고의 권위자 중 한 사람이다.
얼마 전까지 브릭스는 세계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 브라질과 러시아는 상품 가격 하락에 의한 리세션(경기 침체)에 맥을 못추고, 중국은 경제 둔화와 급락하는 주가 부양에 여념이 없는 형국이다.
여기에 신흥시장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만드는 게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다. 미 금융 당국이 9월께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로 5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와 말레이시아 링깃 등의 환율은 급격히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