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은 대사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전신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내분비 기관이다.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면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삶의 질을 저하하는 증상들이 발생한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나타날 수 있어 빠른 진단이 필요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은 다양하고 모호한 경우가 많다. 피로, 얼굴 부종, 기억력 감퇴, 변비 등이 생길 수 있으나, 이러한 증상들은 서서히 진행하며 나타나 환자가 적응하거나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다. 추위를 잘 타거나, 탈모, 소화불량, 체중증가, 목소리 변화 등이 나타나기도 하고, 여성은 월경과다가 동반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갑상선세포의 파괴로 인한 일시적인 갑상선중독증이 선행할 수도 있으며, 목 부위의 갑상선종으로 인해 발견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을 방치하면 고혈압, 심부전, 콜레스테롤 증가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우울증 및 인지 저하, 부종, 생리불순 등은 물론 심각한 경우 혼수상태까지도 진행될 수 있다. 여성은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남성은 성욕 감소와 발기부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 건조가 심해지고, 탈모, 근육통, 쉰 목소리, 추위 민감증 등이 심해지는 등 외형적 변화와 함께 삶의 질이 낮아진다.
최근 5년 동안 갑상선기능저하증 국내 환자는 점차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19년 59만2310명이었던 환자 수는 지속해서 늘어나 2023년 68만4529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기준 남성 환자는 11만8903명, 여성 환자는 56만5626명으로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여성과 중노년층에서 빈발하며, 나이별 추세를 보면 여성은 20대부터 점진적으로 발생이 증가해 60대에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남성은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더 늦게 유병률이 증가한다. 20~30대는 학업과 업무로 인해, 60대는 노화와 폐경 등의 호르몬 변화로 인해 피로와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가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갑상선기능저하증 증상과 유사해 구별이 쉽지 않아 병원에 방문하는 시점이 지연되기도 한다.
채혈을 통해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측정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관련 항체 또한 채혈로 확인할 수 있어, 갑상선자가항체가 양성일 때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환자에 따라 추가적인 방사선 스캔, 갑상선초음파 시행이 진단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는 대부분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약으로 보충하는 방식이다. 치료 자체는 간단하지만, 올바른 약물 복용을 지속하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갑상선호르몬제는 아침 공복에 복용 후 최소 30분 이상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아침 복용을 놓쳤을 때는 저녁 식사 후 충분한 소화가 된 뒤 취침 전에 복용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많은 경우에 평생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지만, 발생 원인에 따라 증상이 일시적인 경우도 있다. 상황에 따라 약의 용량을 서서히 조정해야 하는 사례도 있어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현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내 몸에 필요한 적절한 양의 갑상선호르몬제 용량이 결정되면, 이후에는 병원에 내원하는 주기를 연 1~2회로 늘릴 수 있다”라며 “일부 약제, 동반된 질환, 체중 등에 의해 갑상선호르몬제 필요량이 변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사와 진료가 지속해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갑상선기증저하증은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