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3일(현지시간)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8.67포인트(0.86%) 오른 4만2297.12에, S&P500지수는 9.18포인트(0.16%) 상승한 5836.22에 마무리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3.53포인트(0.38%) 떨어진 1만9088.10에 마감했다.
나스닥은 4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규제 흐름 속에 나스닥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한국 등 동맹국에는 제한 없이 판매하고, 나머지 대다수 국가에는 한도를 설정하는 신규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이에 엔비디아(-1.97%), Arm(-2.43%), 마이크론테크놀러지(-4.31%) 등 반도체주가 부진했다.
또 투자자들은 10일 공개된 예상을 웃돈 지난해 12월 고용지표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6월 인하할 가능성을 52.9%로 보고 있다.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28~29일로 예정돼 있다.
여기에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폭탄 관세 공약도 금리 인하 지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15일 발표될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깜짝 고용 호조에 이어 금리 결정의 주요 가늠자인 물가까지 높게 나타난다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에너지업종은 S&P500 11개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큰 2.25%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이 러시아 석유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면서 원유 가격이 3거래일째 상승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나이티드헬스(3.93%), 휴매나(6.81%), CVS 헬스(7.31%) 등 의료보험업종은 강세를 띠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로 유명한 신약 개발사 모더나는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주가가 16.80% 폭락했다. 모더나는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맞아 발표한 수정 사업 전망에서 2025년도 매출이 15억∼2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9월 발표한 매출 전망치 25억∼35억 달러 대비 10억 달러 준 것이다.
캘리포니아 남부의 유틸리티 공급업체 에디슨인터내셔널 주가는 이날도 11.89% 추락했다. 회사 장비로 인해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로스앤젤레스(LA) 지역의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는 소송 제기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유가는 13일(현지시간) 3거래일째 강세를 나타냈다. 러시아산 석유 제재 움직임이 확산됨에 따라 원유 수급 긴축 우려가 자극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25달러(2.94%) 오른 배럴당 78.82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8월 12일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는 1.25달러(1.56%) 상승한 배럴당 81.01달러로 집계됐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10일 러시아의 석유 생산과 수출을 대상으로 한 경제 제재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영국도 같은 날 러시아 주요 석유 기업에 대한 제재 조치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던 중국과 인도가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에서 대체 공급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러시아산 석유 공급이 줄 것이라는 전망이 퍼졌다.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원유 수요가 견조하다는 시각이 확산되는 가운데, 러시아산 석유 수출에 대한 제재 강화가 겹치면서 수급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유럽증시는 글로벌 국채 금리 상승에 일제히 하락했다.
13일(현지시간) 범유럽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2포인트(0.55%) 하락한 508.68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지수는 81.94포인트(0.41%) 하락한 2만132.85에, 영국 런던증시 FTSE지수는 24.30포인트(0.29%) 내린 8224.19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지수는 22.40포인트(0.3%) 하락한 7408.64에 거래를 마쳤다.
FTSE지수는 2거래일, CAC지수와 DAX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주요 종목 중엔 네덜란드 레드케어파마시가 9.46% 하락했다.
주요 지수는 세계 경제에 대한 지속적 불안과 글로벌 주요 국채 금리 상승, 달러 급등 등이 맞물리면서 하락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2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5%를 웃돌면서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영국 중장기 국채도 이날 다시 올랐다. 10년물 금리는 2bp(1bp=0.01%포인트) 이상 올라 4.864%를 기록해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30년물 금리도 강보합을 기록했다.
국제 금값은 미국에서 고용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강세를 보이면서 하락했다.
13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1% 하락한 온스당 2658.84달러에 마감했다. 2월물 선물 가격은 1.4% 내린 온스당 2677.6달러로 집계됐다.
금값은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강력한 고용지표로 인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 인하에 더 신중해질 것이라는 견해가 퍼지면서 주춤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대체로 하락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14일 오전 8시 10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0.26% 하락한 9만4276.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4.22% 내린 3128.9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리플은 1.00% 상승한 2.54달러로, 도지코인은 0.31% 오른 0.33734611달러로 각각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8만 달러 후반에서 거래됐다. 가격이 9만 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달러화는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상승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3% 상승한 109.9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10.17까지 오르면서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3% 하락한 1.0211달러, 파운·드달러 환율은 0.3% 하락한 1.217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드 가치는 장중 0.7% 하락하며 14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0.1% 하락한 157.56엔으로 집계됐다.
달러화는 지난주 발표된 지난해 12월 미국 일자리 지표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자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크게 낮추면서 강세를 보였다고 CNBC방송은 설명했다. 앞서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비농업 고용이 전월 대비 25만6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증가 폭은 전망치인 16만 명을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도 이 기간 4.2%에서 4.1%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