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강도지수 ‘과매수 70’ 기준 상회…조정 가능성도
관세 동향 주시 속 연준 기준금리 향배 촉각
![▲금값이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에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600/20250211152048_2135451_1200_491.jpg)
국제 금값이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안감에 온스당 3000달러 고지를 목전에 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46.80달러(1.62%) 오른 온스당 2934.40달러에 마감,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금값은 지정학적 갈등,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 글로벌 중앙은행의 3년 연속 1000톤(t) 이상 금 매입 등을 배경으로 27% 뛰었다. 올 들어서는 이미 11% 가까이 상승했다.
씨티그룹은 7일 메모를 통해 금값이 3개월 내 30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프라이빗뱅크의 연말 금값 목표치는 온스당 3150달러다. 로스 노먼 독립 애널리스트는 “금값은 온스당 3000달러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장은 강하고 거의 멈출 줄 모른다”면서 “지금은 돌파 여부가 아니라 언제 돌파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금값 고공행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관세 위협으로 세계 경제성장 둔화, 무역 전쟁,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을 주목한 것이 주된 배경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한 대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 등에도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멕시코·중국뿐 아니라 다수 국가에도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금값이 역사적 고점이더라도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보유 자산을 다각화하기 위해 금 매입을 지속하겠다고 중국이 시사한 것도 금값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금 보유량을 지난달 3개월 연속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 10대 보험사는 7일 발효된 시범 프로그램에 따라 자산의 최대 1%를 금괴에 투자할 수 있게 허용됐다. 중국 금융당국이 자국에서 투자 옵션이 부족하다는 사실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투자 대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일부 시장 지표들은 금값 상승이 과도해 조정이 올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금값 변동의 속도와 강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금의 14일 상대강도지수(RSI)’가 80에 근접, 과매수 상태로 간주하는 70을 훨씬 웃돌았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향배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자 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은 금리가 낮을수록 선호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11일(상원)과 12일(하원) 의회에서 통화정책 증언을 할 예정이다. 관세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에 초점을 맞춘 질문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약해질 수 있다.
12일에 나올 소비자물가지수(CPI), 13일 공개될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주목받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금 가격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