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테크와 알고리즘·AI 서비스 경쟁이 아닌 한국 특화 AI 솔루션으로 입지 확보해야"
한국은 PC 시대와 모바일 시대를 거치며 자국 플랫폼을 보유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로 손꼽힌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포털과 메신저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을 지배하며 해외 빅테크의 공세를 막아냈지만, 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만든 생성형 AI ‘그록(Grok)3’가 공개하며 AI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오픈AI의 챗GPT가 AI 시장을 비약적인 발전시키면서 제미니 AI, 클로드, 중국의 딥시크까지 강력한 경쟁자들이 AI 모델을 공개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렇다 할 경쟁력 있는 AI 애플리케이션(앱)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이 안방을 사수하며 구글, 애플 등 빅테크를 견제하며 공정 경쟁을 유도하는 역할을 해왔다. 외산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민감한 정보가 해외 서버에 저장되는 등 데이터 유출 및 보안 문제가 발생한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국 플랫폼의 중요성은 최근 딥시크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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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AI가 경제 안보와 군사 분야까지 깊숙이 관여하면서 AI 시대 자국 플랫폼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차 인공지능(AI) 행동 정상회의 폐막 후 발표한 '사람과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AI에 관한 선언문'에 미국과 영국이 서명하지 않은 점도 AI 규제와 국제적인 정책 조율보다 자국의 기술 경쟁력과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더욱 중시하는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와의 경쟁 속에서 한국 AI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화된 응용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I의 범용 경쟁에서 직접 승부를 보기보다는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AI 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유회준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석좌교수는 “반도체, 의료 AI, 스마트 팩토리, 콘텐츠 생성 AI 등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AI를 적용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과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챗봇 알고리즘이나 검색 AI 서비스 등에서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산업과 융합한 AI 솔루션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