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소속 '인ㆍ태 사령부' 제외
유럽ㆍ중부ㆍ아프리카 사령부 집중
펜타곤과 의회의 격렬한 반대 관측

미국이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8%씩 국방예산 삭감을 추진한다. 5년 뒤 국방예산은 현재보다 34.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 위협에 맞서 "예산 증액이 절실하다"는 게 의회의 초당적 합의 사안인 만큼,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고위 당국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바탕으로 "국방부가 앞으로 5년 동안 8% 수준의 예산 삭감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이를 골자로 한 예산안을 작성해 24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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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그세스 장관은 메시지에서 "예산을 활용해 필요한 전투력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국방비 지출을 중단해야 한다"라며 "과도한 관료주의를 거부하고, 감사 진행을 포함한 실행 가능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 삭감은 특정 분야에 집중한다. 먼저 주한미군이 소속된 인도ㆍ태평양 사령부는 삭감 대상에서 빠졌다. 이 밖에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 사안인 국경 봉쇄 및 불법 이민 차단을 위한 남부 국경 작전 예산 등 17개 부문은 삭감 대상에서 제외했다.
나아가 핵무기와 미사일 방어 현대화 예산과 공격용 드론, 기타 탄약 예산도 삭감 대상에서 제외했다.
반면, 예산 삭감은 △유럽 사령부와 △중부 사령부 △아프리카 사령부 등에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유럽 사령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해왔고, 중부 사령부는 중동 분쟁 지역을 담당하는 곳이다. 이 지역 전쟁이 완전한 종식을 앞둔 만큼, 예산 삭감 대상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미 국방예산은 8500억 달러(약 1226조 원)다. 국방부 예산 삭감안이 의회 의결을 거쳐 확정되면 첫해에만 680억 달러, 우리 돈 약 100조 원의 예산이 줄어든다.
그러나 미국 언론 다수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 중이다. 예산은 의회 의결이 필수다. 앞서 미국 의회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국방예산 삭감은커녕,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져왔다.
이날 배런스는 "지난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이 국방부를 방문한 이후 전해진 이 소식은 군과 미국 의회 모두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라며 "8500억 달러의 국방 예산이 예정대로 매년 8%씩 줄어들면 5년 뒤에는 34.1%가 감소한 5600억 달러(약 807조 원)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