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회담 연관성은 아직 불분명
베센트 국제무대 데뷔전 포기, 지극히 이례적
‘다자간 프레임워크’ 비선호 분석도
루비오 국무장관도 회의 불참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워싱턴D.C.에서의 임무 때문에 G20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며 “다른 재무부 고위 관리가 대신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글로벌 카운터파트들과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올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그들을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한 소식통은 베센트 장관의 불참이 이미 다른 G20 회원국들에 통보된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불참 이유에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 임무가 미국·러시아 정상회담과 관련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마도 이달 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 과제를 전반적으로 논의하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 세계 1위 경제국인 미국 재무장관이 참석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베센트 장관의 경우 지난달 28일 취임해 이번 G20 회의가 그의 다자간 국제무대 데뷔전이 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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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에서 40년 가까이 일한 마크 소벨 전 부차관보는 이번 G20 불참 결정을 “엄청난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G20은 트럼프 행정부가 우선순위를 정하고 세계 경제 상황과 환율과 같은 핵심 이슈를 논의할 기회”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베센트 장관은 국제 경제와 금융 시스템을 무시하고 있으며,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더 위대해지거나 더 안전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다자간 프레임워크’보다 양자 간 협상에서 상대에게 다양한 양보를 강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을 반영한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20~21일 남아공에서 열리는 G20 외무장관 회의에 불참했다. 올해 회의 주제가 ‘연대, 평등, 지속가능성’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상반되는 것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동맹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그는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라고 맹비난하면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 실시를 요구했다. 반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전쟁 중 선거를 미루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영국처럼 지극히 합당한 일”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