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의 디폴트 발언으로 재정위기가 동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데다 경기회복세를 보였던 미국의 고용시장이 예상 밖 부진을 보이면서 글로벌 더블딥(이중침체)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유로화가 4년래 최저치를 경신하고 미 증시가 급락하는 등 경기후퇴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 역시 출렁이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낙관론자들은 그동안 유럽 재정위기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믿음으로 더블딥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5월 고용실적이 예상밖 부진을 보이면서 글로벌경제 비관론이 강해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 지수는 이날 엔화 가치 급등으로 인한 수출실적 악화우려에 3.8나 급락했다.
중국과 홍콩증시는 중국 은행들의 대규모 자금조달 전망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각각 1.6%, 2% 하락했다.
독일 제조업 지표가 호전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증시는 그리스 ASE지수가 5.5% 급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벨기에의 32억유로(약 5조원) 규모 국채 입찰은 부진을 보였다. 입찰이 끝난 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9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 올랐다.
원자재 가격도 글로벌 경기후퇴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구리 가격은 2.6% 떨어졌고 유가도 배럴당 0.1% 하락한 71.44달러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만이 1.7% 오른 온스당 1240달러를 기록하며 자본시장에서 유일하게 상승했다.
콜린스 스튜어트의 앤쏘니 다이어 수석 투자전략가는 “유럽과 은행권에 대한 불안감은 이미 일반화됐다”면서 “중국 경기회복세 둔화와 미국의 실업문제에 기름 유출사고까지 글로벌 경제문제를 해결할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은 이날 4400억유로 규모의 재정안정 메커니즘에 최종 합의했다.
독일과 영국은 동시에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긴축재정안을 발표하면서 경제회복을 위한 세계 공조에도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다는 평가다.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는 “지금은 고통의 시대”라고 표현했다.
BNP파리바의 세바스티앙 갈리 투자전략가는 “재정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그러나 그 속도가 너무 빠른 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한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