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발 악재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8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온스(약 31.1035g)당 1799.20달러로, 9월21일 이후 7주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9일에는 달러 강세로 소폭 하락하며 1780달러 후반에 거래됐지만 여전히 1800달러선을 위협하고 있다.
금 값은 유로존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충격에 시장이 요동쳤던 지난 9월 초 사상최고치 행진을 기록한 뒤 하향 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최근 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 값은 전날까지 3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도 100달러선을 다시 넘보고 있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06달러(1.09%) 하락한 배럴당 95.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 때는 97.84달러로 8월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슨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은 이탈리아가 구제 금융으로 위기를 넘기기에는 덩치가 너무 크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 값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9일 순금 1돈(3.75g) 시세는 25만3000원으로, 지난 10월4일 이후 한달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국제 금 가격이 내년에도 20% 이상 오르며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유럽발 위기가 한층 심각해질 경우 현금 선호 심리가 강해져, 유럽 중앙은행들이 금을 매각해 재원 마련에 나설 수도 있다며 이 경우 금 값은 폭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