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EPC·기자재기업 간 연대 본격화…발전소-전력망 패키지 수출 모색
전선류·변압기·차단기 등 전력기자재를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각종 솔루션 등을 포함한 'K-그리드' 수출액이 4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 및 2년 연속 100억 달러 돌파에 성공했다. 정부는 올해 기업과의 연대를 본격화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건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K-그리드 수출 얼라이언스'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얼라이언스의 첫 번째 전체회의로, 글로벌 시장의 대규모 전력(인프라) 수요를 활용한 우리 기업의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K-그리드는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원전을 잇는 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떠올랐다.
대한전기협회에 따르면 전력기자재 9대 핵심 품목(K-그리드) 기준 지난해 수출액은 2023년의 104억5000만 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치인 115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2021년(81억3000만 달러·12.3% 증가), 2022년(90억 달러·10.7% 증가), 2023년(104억5000만 달러·16.1% 증가), 2024년(115억6000만 달러·10.6% 증가) 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K-그리드 글로벌 진출 전략' 발표 이후 수출지원기관 및 업계와 협의해 '2025년 수출 진작을 위한 지원방안'을 구체화해 왔다.
먼저,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작년 하반기부터 적용 중인 변압기, 전력케이블 등 수출기업 단기보험 한도 우대(최대 2배), 보험료 할인(최대 20%)을 올해도 지속해서 제공하고, 지원 품목을 ESS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기관별로 산발적으로 운영되던 전력망‧기자재 관련 해외 전시회를 산업부‧전기협회 중심으로 통합 관리해 참여기업 '모집-홍보-성과관리'를 일원화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나선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전력 △한국남부발전 △현대건설 △LS일렉트릭 △전기협회 등 총 15개 기업·기관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으로 미국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졌으나, 노후 전력망 교체, 가교 전원인 가스발전소 구축,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 등을 기회로 '발전소-전력망 통합 패키지 수출' 전략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국내 기업의 검증된 EPC(설계·조달·건설)·기자재 제조 역량과 한전의 계통 건설·운영 기술 등을 결합해 현지의 복합적인 시장 수요를 종합적으로 해결할 사업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선제적으로 제시하자는 취지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K-그리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단순한 수주 확대를 넘어 국가 전력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기회"라며 "공기업이 이끌고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한 민간 기업이 동참하는 팀코리아 체계를 통해 K-그리드를 원전을 잇는 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