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은 시작에 불과…모뎀 플랫폼 기초될 것”
퀄컴, 애플 모뎀 점유율 내년 20%로 추락 전망

애플이 19일(현지시간) 수년간 개발 끝에 5세대(5G) 무선 네트워크 연결이 가능한 첫 모뎀 칩 ‘C1’을 선보였다. 세계 최대 모뎀 칩 공급업체인 퀄컴의 의존에서 벗어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4세대 보급형 아이폰 모델인 ‘아이폰 16e’를 공개했다. 21일부터 한국을 포함해 59개국에서 아이폰 16e 사전 주문이 가능하며 28일 출시된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AI)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가능한 첫 보급형 아이폰이다.
아이폰 16e의 핵심 부품으로는 자체 개발한 모뎀 칩 C1이 꼽힌다. 아이폰이 출시되는 국가의 통신사 약 180곳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테스트를 거쳤다.
카이안 드랜스 애플 아이폰 제품 마케팅 부사장은 “아이폰 16e는 자체 개발한 C1 모뎀 시스템과 최신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폰 16 시리즈와 동일한 독자 개발한 A18 프로세서를 탑재한 덕분에 6.1인치 아이폰 중 가장 긴 배터리 수명(동영상 재생 최대 26시간 동안 가능)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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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뎀 칩은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수백 개 통신사와 호환돼야 해서 제조가 매우 어렵다. 전 세계에서 퀄컴, 삼성전자, 미디어텍, 화웨이 등 몇 안 되는 기업만이 성공했다.
이에 그간 애플은 퀄컴으로부터 모뎀을 공급받아 왔다. 특히 애플은 퀄컴과 오랜 기간 법적 분쟁에도 2019년 새로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퀄컴을 대체할 만한 다른 공급처를 찾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퀄컴의 모뎀은 기술력이 월등해 애플 기기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기기와 윈도 노트북 등 경쟁 기기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애플이 독자 모뎀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성능 향상은 물론 무엇보다 퀄컴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퀄컴 임원들은 애플 모뎀에서 자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100%에서 내년 최악의 경우 20%까지 작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퀄컴은 최소 2027년까지 애플과의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애플은 C1이 향후 몇 년 동안 사용할 모뎀 플랫폼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조니 스루지 애플 하드웨어 기술 부사장은 “C1은 시작에 불과하며, 세대마다 이 기술을 개선해 진정으로 차별화된 기술을 우리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면서 “우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사용할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C1으로 애플이 자체 칩 개발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에는 A 시리즈 프로세서를, 컴퓨터에는 M 시리즈 프로세서를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