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의 갈등 심화할 듯
바이든 때 반 토막 난 비축유 회복 약속
수요 확대로 유가 상승 부추길 우려도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주최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프라이오리티 서밋’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음 달이나 그보다 빨리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과 목재 등에 대한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4월 2일을 새로운 관세의 공식 발표일로 제시했지만,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더 나아가 이날은 목재까지 새로운 관세 대상으로 언급했다. 아울러 플로리다에서 워싱턴D.C.로 복귀하는 전용기 안에서는 ‘새롭게 언급한 목재에 대한 관세율이 얼마나 될 것인지’라는 질문에 “아마도 25%”라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동차는 약 25%, 반도체와 의약품은 25%의 관세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에 미국목재연합은 “미국 무역법을 계속해서 강력하게 집행하는 것이 미국산 생산을 확대하고 우리 목재로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일”이라며 환영했다. 이번 관세 계획으로 캐나다와의 갈등이 더 심화할 전망이다. 캐나다는 대미국 최대 목재 수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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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정부가 상당량 방출했던 전략비축유에 대해서도 “그것을 빨리 채울 것”이라고 공언했다. 앞서 바이든 전 정부는 2020~2023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휘발유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전략비축유의 약 절반을 방출했다. 한때 7억 배럴을 웃돌았던 비축유는 이달 초 현재 4억 배럴을 밑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바이든 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비판하며 전략비축유를 다시 늘리겠다고 공언해왔다. 다만 비축유를 다시 채워 넣기까지 긴 시간과 많은 돈이 필요한 가운데 수요 확대로 자칫 유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원유 생산 확대를 통한 물가 안정을 추구한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정반대 조치에 나서는 셈이 된다.
현재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약 배럴당 76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비축유를 모두 채우는 데 3억2000만 배럴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총 243억 달러(약 35조 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자금 조달 등을 이유로 지난해 미국석유협회는 비축유 재고를 완전히 채우는 데 최소 19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비축량을 가득 채우지는 못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그런데도 비축유를 채우려는 것은 석유산업에 대한 자신의 지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바이든 전 대통령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려는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들과 협력해 감세에도 나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가족과 근로자, 기업의 세금을 대폭 인하할 것이다. 팁에 대한 세금도 없고 사회보장세나 초과근무에 대한 세금도 없을 것”이라며 “국내 석유나 가스 생산자에 대한 세금을 인하하고 기업들이 신규 공장 건설과 기타 자본지출에 대한 투자액을 100% 비용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