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한화생명볼파크 개장식…야구만 잘하면 되는 한화 이글스 [해시태그]

입력 2025-03-0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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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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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된 옛집을 떠나 새집으로 입성하는 첫날입니다. 입주 전부터 그저 웃음이 지어지는 ‘새집’이란 그 눈부신 자태. 두근두근한 마음을 감출 길 없죠.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가 1964년에 개장했던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떠나 이달 5일 신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로 이사합니다. 2022년 3월 착공식 이후 3년만인데요. 2074억 원을 들인 현재 KBO 구단 중 가장 ‘새집’이죠.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전경 (연합뉴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전경 (연합뉴스)


옛 한밭종합운동장 터에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5만8594㎡ 규모로 지어졌는데요. 이전구장은 좌석 수가 1만2000석 정도였지만, 신구장은 2만 석 규모로 확대됐죠. 무엇보다 좌석 간 거리가 넓은 점이 눈에 띄는데요. 가로 33m, 세로 18m의 국내 야구장 전광판 중 가장 큰 크기의 전광판으로 경기 중 실시간 데이터나 리플레이 영상 등을 제공하며, 좌석별 USB 충전 포트도 설치돼 관중 친화적인 모습 그 자체입니다.

국내 최초의 좌·우 비대칭 오각형 그라운드 형태 구장이기도 한데요. 측 펜스까지 99m지만, 우측은 95m로 4m가 짧습니다. 다만 우측에는 8m 높이(가로 35m) ‘몬스터월’을 설치해 그 차이를 상쇄했죠. 신구장에는 세계 최초로 인피니티 풀(폭 5m, 깊이 1.5m, 길이 15m)이 설치됐는데요. 풀장에서 야구 경기를 즐길 수 있죠. 인피니티 풀은 시즌 내내 운영됩니다. 인피니티 풀 옆엔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카라반 공간도 조성됐고, 복층형 불펜도 이전 구장에선 볼 수 없는 특이점인데요. 거기다 다양한 먹거리 업체들도 입점해 입맛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2025 KBO올스타전 또한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개최되죠.

한화는 새집 입성 기념 개장식을 5일 치릅니다. 오후 6시부터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되는데요. 1부 ‘시민화합 축하콘서트’에서는 대전시립교향악단, 대전아트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소프라노 황수미, 뮤지컬 배우 정성화의 축하공연이 펼쳐집니다. DJ쇼와 레이저쇼, 한화 이글스 치어리더 공연과 선수 팬 사인회도 포함입니다. 이어 2부 ‘개장식’에는 기념사, 테이프 커팅에 이어 가수 설운도, 최성수, 김의영, V.O.S, 오마이걸 등이 축하 무대를 꾸리죠.



(사진제공=대전시)
(사진제공=대전시)

한화 하면 빠질 수 없는 불꽃놀이도 펼쳐집니다. 벌써 7년 전인 2018년. 만년 꼴찌(하위권) 한화가 정규시즌 3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죠. 정규시즌을 마친 한화는 포스트시즌 진출 기념 불꽃놀이를 성대하게 치렀는데요. 모기업 한국화학이 그야말로 이름 그대로의 위용을 자랑한 거죠. 그 수준이 매년 가을마다 개최되는 한강 불꽃놀이를 능가해 “한화가 우승하면 대전이 사라질 듯”이라는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신구장과 축하 무대, 불꽃놀이가 더해지며 ‘개장식’ 티켓을 구하려는 이들이 속출했는데요. 지난달 21일 조기매진 이후 암표까지 등장하자 한화 이글스와 대전시는 추가 판매까지 나섰습니다. 신구장과 신구장에서 펼쳐질 한화 이글스의 경기를 팬들과 대전시민이 얼마나 기대하는지 짐작해 볼 수 있죠.

이제 한화 이글스는 본업인 ‘야구’만 잘하면 되는데요. 구장이 낡고 시설이 노후했다는 핑계도 사라진 현재, 한화는 무조건 잘해내야만 하죠.


▲국내 최초 비대칭 그라운드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연합뉴스)
▲국내 최초 비대칭 그라운드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연합뉴스)


앞서 언급한 2018년 이후 한화의 성적은 9위(2019), 10위(2020), 10위(2021), 10위(2022), 9위(2023), 8위(2024)였는데요. 2024시즌은 66승 2무 76패로 마무리했죠. ‘코리아 몬스터’ 에이스 류현진이 돌아오며 하늘 높은 줄 몰랐던 기세는 시즌 초반 10경기 8승 2패를 기록하며 더 거세졌는데요. 팬들 사이에서 ‘고산병’ 증세를 언급할 만큼 획기적이었죠. 하지만 4월 이후 4승 14패의 부진으로 순위가 고꾸라졌습니다.

5월 말 최원호 감독이 경질되고 6월 초 김경문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며 마지막까지 가을야구 희망을 놓치지 않았지만, 그저 바람으로만 끝이 났죠.

그래도 또 이렇게 매년 하릴없는 희망을 걸어보는데요. 신구장과 더불어 자유계약선수제도(FA)를 통해 kt 위즈의 투수 엄상백과 내야수 심우준이 합류했고, ‘2025 KBO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유망주 정우주와 권민규 등이 추가되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죠. 지난 시즌 조금 부진했지만, 절치부심 중인 신인왕 출신 문동주와 홈런왕 출신 노시환, 파이어볼러 김서현도 팬들의 희망 중 하나입니다. 물론 정신적 지주와 같은 류현진을 빼놓을 수 없고요.


▲2월 27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SSG의 연습경기 전 한화 선수단이 코치진의 조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2월 27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SSG의 연습경기 전 한화 선수단이 코치진의 조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 기대감은 2025 호주-일본 스프링캠프에서 반감됐는데요. 한화는 1차 호주 멜버린 캠프와 2차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총 9차례 연습경기를 치러 4승 1무 4패의 전적을 기록했습니다.

오키나와에서 일본 사회인 야구팀에 3-9로 패했고, SSG랜더스와의 2게임을 모두 0-7, 0-10으로 대패하면서 불안감이 드리웠는데요. 선발진과 투수진의 기복이 한화의 발목을 잡았죠. 특히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스프링캠프 마지막 경기는 심우준, 노시환, 채은성, 에스테반 플로리얼 등의 간판타자뿐 아니라 엄상백, 류현진까지 나왔지만 정말 맥없이 끌려갔습니다. 처참한 경기결과에 팬들은 새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두려움에 휩싸였죠.

연습경기 결과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팬들이 우리 경기를 많이 봐주는 데 아쉬운 경기를 했다”며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고요. 주장 채은성은 “매를 먼저 맞은 것 같다. 오히려 잘 된 것 같다”며 긍정적인 사고를 보여줬는데요. 이어 “저희가 열심히 해서 앞선 경기들에서 이기다가 마지막에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저희가 보완해야 할 것,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을 찾았다”며 “마음 같아서는 100승, 200승 하고 싶지만, 야구가 그렇지 않다. 꼴등도 1등을 이길 수 있는 스포츠가 야구”라면서 새 시즌의 눈부신 미래를 그렸습니다.

한화 팬에게 ‘보살’이란 호칭은 애써 위로해보는 단어일 뿐 결코 얻고 싶은 별명은 아닌데요. 스스로 보살이고픈 팬은 없죠. 경기는 이겨야 하는 거니깐요. 부디 허탈한 별칭이 아닌 어깨가 으쓱하게 올라오는 별칭을 쥐여 주는 구단, 팬에게 효도하는 한화 이글스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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