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대한민국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이 있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11월 11~12일 이틀 간 서울에서 열린 것. 종래 G8을 대체하는 전 세계 최고 연례협의체로 자리매김한 G20 개최는 신흥국 가운데 최초로 연 쾌거였다.
특히 1996년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9번째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한 이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도 가입했다. ‘원조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첫 사례다. 전체적인 국격이 향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성과도 이에 못지않았다. 이번 회의에선 핵심쟁점으로 부상한 ‘환율 전쟁’을 둘러싸고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환율과 경상수지 불균형, 글로벌 금융 안전망, 무역자유화, 금융기구 및 규제개혁, 반부패 등 주요 현안에서 합의를 이뤄냈다. 국제 공조의 틀을 공고히 하며 구체적 시한을 담은 ‘서울 선언’합의다. 시장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전환하고,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를 자제하기로 한 건 적지 않은 성과로 꼽힌다. 신흥국이 급격한 자본유출입에 대처하기 위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G20 공동기자회견에서 “그간 G20이 지향해 온 세계 경제의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해 한층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외신에선 G20 자체는 평가하면서도 “원론적 합의에 그쳤다”는 비판적 보도도 나왔다.
한편 G20 회의는 미래의 주역이 될 10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관심사로 부상했다. 한 교육출판전문기업이 이 해 11월 18일부터 12월 5일까지 전국 중·고생 330명을 대상으로 ‘2010년 핫이슈’를 물은 결과 G20 정상회의(27%)를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G20 개최를 꼽은 학생들은‘G20을 통해 국가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었고, 대한민국의 성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어 자부심을 느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