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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고문은 출마 선언 후 문 고문에 대한 비판 수위를 계속 높여왔다. 손 고문의 이 같은 발언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대학 교수 이력 탓인지 평소 ‘학자풍 화법’을 구사하던 그가 최근 직설화법으로 현안에 대한 이런저런 비유를 들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는 당 내 다른 대선 주자들의 경쟁력 품평에도 적용됐다.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도지사, 안철수 서울대 교수 등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우위를 강조, 이들은 한두 가지 ‘흠결’ 때문에 약점이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손 고문은 문 고문에 대해선 지난 21일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승리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려 눈길을 끌었다. 앞서 15일엔 “실패한 경험을 하면 뭐하나”라며 노무현정부와 문 고문을 싸잡아 공격했다. 친노 진영이 당내 주류로 자리 잡았지만, 중도층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노린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호남을 기반으로 영남 표를 견인한다는 ‘영남후보론’ 으로는 대선 승리 관건인 중도층을 끌어오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는 문 고문 뿐만 아니라 PK 출신인 김 지사, 안 교수까지 포함하는 공격이다.
손 고문이 이렇듯 경쟁 주자 간에 각을 세우는 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자신의 지지율을 타파하기 위한 위기의식의 발로로 해석된다.‘문재인 필패론’을 꺼내들어 당내 대선 지지도에서 가장 앞선 문 고문에게 포격을 가하겠단 거다. 동시에 자신이 준비된 대선 주자임을 부각시키면서 이른바 ‘돌직구 화법’을 구사,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일각에선 이 같은 손 고문의 변화가 ‘학자 스타일’에서 벗어나 강한 카리스마를 보이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그는 ‘경기고-서울대’의 엘리트 이미지 불식을 위해 100일간의 ‘민심대장정’ 을 통해 수염을 기르는 등 ‘서민풍 이미지’ 변신을 꾀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