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연금체계 구축을 추구하는 전문가 집단인 연금연구회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소득대체율 상향형 연금개혁 논의에 반발했다.
연금연구회 좌장인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득대체율 44%, 보험료율 13% 안의 실체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며 “올해 경제 성장률 2% 달성도 어렵다는 마당에 연금은 10%나 더 올려주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연금개악안’이 ‘연금개혁안’으로 둔갑해 통과되면 그 부담으로 인해 우리 손자·손녀세대는 피멍이, 아니 허리가 부러질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윤 명예연구위원은 소득대체율이 아닌 계속고용제도로 노후소득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이미 보편화한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도입해 지금보다 5년 더 일할 수 있게 되면 연금으로 받는 돈이 5%포인트(p) 늘어나는 것 외에도 5년 동안 월급과 퇴직금을 더 받을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다른 상임위원회가 보건복지위원회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연금연구회 총무인 김신영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소득대체율 인상이 포함된 연금개혁은 제도의 지속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대놓고 미래세대를 약탈하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며 “소득대체율 인상은 2023년 현재 1825조 원(국내총생산(GDP) 대비 80.8%)인 국민연금의 미적립부채(Unfunded liability)를 불과 26년 뒤인 2050년에 6509조 원(GDP 대비 125.9%)으로 대략 3.5배나 더 늘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고 인상된 소득대체율에 의해 연금을 지급하려면 필요한 보험료율은 최소 22% 수준”이라며 “보험료율 13%가 의미하는 것은 명확하다. ‘우리 세대는 모르겠고 나중에 부족하면 미래세대 너희가 모두 떠안아’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소득대체율 상향이 노인빈곤율을 낮춘다는 주장에 대해 “소득대체율 인상 효과는 연금 가입기간이 비교적 짧은 빈곤 노인 집단에서는 크지 않다”며 “실제 빈곤 노인들에게는 기초연금 차등 지급이 훨씬 효과적임이 수많은 국내외 연구들에서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김규찬 연금연구회 청년회원은 “대한민국은 현재 인구감소로 인한 노동력과 총수요 감소, 그리고 제조업과 첨단기술의 국제 경쟁력 약화로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들이 더 큰 부담을 지는 것은 단순한 희생이 아닌 국가의 희생”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의 존속을 위한 제대로 된 연금개혁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