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성명 처음으로 대만 국제기구 참여 지지
대만, 중국 반대로 유엔이나 WHO 가입 못해
왕이 “미국이 억압 고집하면 끝까지 버틸 것”

15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가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한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성명에는 중국을 겨냥한 문구가 여럿 포함됐다.
성명은 “장관들은 국제사회 안보와 번영을 위해 대만해협을 가로지르는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이들은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장려하고 일방적으로 현상 유지를 강요하려는 시도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관들은 대만이 적절한 국제기구에 의미 있게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지지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3국 성명에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가 명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중 압박을 강화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의지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공개된 미일정상회담 성명에서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 지지’라는 문구가 포함됐지만, 이번에는 한국 정부 요청으로 ‘적절한(appropriate)’이라는 단어가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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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만은 중국의 반대로 인해 유엔, 세계보건기구(WHO) 등 주요 국제기구에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사례는 지난해 5월 WHO 회원국들이 대만을 연례총회에 초청하지 않기로 한 일이다. 대만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마잉주 체제에서 WHO가 주최하는 세계보건총회(WHA)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러나 2017년 대중 강경파인 차이잉원 체제의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이 WHO 활동을 반대하면서 현재는 초대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추타이위안 대만 위생복리부장은 “대만이 WHO와 WHA에 참여하는 건 정치가 아닌 보건 문제”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3국 장관은 중국이 필리핀 등과 겪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성명은 “장관들은 남중국해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해역에서 무력이나 강압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일방적인 시도에 강력히 반대했다”며 “이들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유지하고 국제법이 우위를 점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미 미국이 관세를 통해 중국과 무역분쟁을 다시 벌이는 상황에서 한·미·일 연합의 협력이 강화함에 따라 중국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이다.
당장 미일 정상회담이 있었던 지난주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이며, 외국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이날도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중국은 미국과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양자 관계를 구축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미국이 중국을 억압하는 것을 고집한다면 중국은 끝까지 버틸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