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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표 기업들의 주주사랑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이 올해 배당금과 자사주매입 등 주주 환원에 순익 대부분을 쓸 것으로 보인다고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올해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에 9140억 달러(약 975조6900억원)를 쓸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들 기업 순이익의 95%에 달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 1분기 주주환원 규모가 순이익을 초과한 상태에서 3분기 역시 이런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영전략이 주주들에게 만족을 줄 수는 있지만 회사의 내실을 다지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주주환원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주주들 배불리기에는 성공했으나 자본투자를 소홀히 해 앞으로의 성장 도모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바클레이스의 조나단 글리오나 미국 증권전략리서치 대표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이후 S&P500 기업들은 현금흐름에서 자사주 매입 비중을 두 배 가까이 확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현금흐름에서 자본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에서 약 40%로 낮아졌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규모가 2009년 이후 300% 성장하면서 최근 미국 증시가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실적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경영진들이 사업에 자본을 투입하지 않는다면 증시가 약세정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월가는 경고했다.
크리스 보파드 뮤추얼펀드스토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업들은 이미 자사주 매입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랜디 베이트먼 헌팅터애셋어드바이저스 CIO는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자금조달비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는 옵션”이라며 “(그러나) 해당 기업이 성장을 위한 향후 기회를 발굴할 수 없다면 주주로서 (기업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기업의 3분기 어닝시즌이 이번 주 시작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S&P500지수 편입 기업의 순이익이 4.9%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