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업계, ‘아샷추(아이스티에 샷 추가)’도 SNS 레시피로 인기
식품업계에서 모디슈머(modisumer) 트렌드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모디슈머란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기존 제품을 자신의 취향과 방식으로 즐기는 소비자들을 말한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양한 레시피를 공유하면서 ‘내시피(나의+레시피)’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지난해 9월 선보인 신제품 ‘신라면 툼바’의 용기면(큰사발면)과 10월 내놓은 봉지면은 출시 이후 2300만 개에 달하는 누적 판매량을 달성했다. 온라인에서 기존 신라면을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의 대표 메뉴 ‘투움바 파스타’처럼 만들어 먹는 레시피가 인기를 끌자 농심이 이를 정식 제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 제품은 매운 신라면에 치즈와 생크림을 넣어 고소한 맛과 꾸덕꾸덕한 식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신제품이 흥행하자 농심은 곧바로 봉지면 제품도 추가해 라인업을 확대했다.
농심 SNS 레시피를 활용한 제품으로 여러 차례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앞서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조합한 ‘짜파구리’ 레시피가 인기를 얻으면서 소비자들이 해당 메뉴를 정식 출시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 이에 농심은 ‘앵그리짜파구리’를 2020년 정식 출시했고 작년 9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5200만 개에 달한다. 너구리를 카레에 넣어 먹는 레시피를 적용해 2021년 내놓은 ‘카구리’도 현재까지 누적 2000만 개가 팔리며 스테디 셀러로 자리매김 중이다.
커피업계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아샷추(아이스티에 샷 추가)’ 메뉴도 모디슈머 트렌드에 발맞춘 사례다. 아이스티의 달콤함과 커피 에스프레소 샷을 조합한 이 메뉴는 SNS에서 입소문을 탄 뒤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정식 제품으로 출시, 단숨에 스테디셀러 메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음료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투썸플레이스, 빽다방, 이디야커피, 공차 등에서 아샷추를 판매 중이다. 특히 투썸플레이스가 지난해 여름 선보인 아샷추 메뉴는 출시 3주 만에 40만 잔 넘게 팔렸다. 투썸플레이스에 따르면 아샷추는 카페 인기 메뉴 1, 2위인 아메리카노, 카페라테에 이어 판매량 3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순두부, 계란과 함께 마늘, 후추를 오뚜기 열라면과 함께 즐기는 소비자 레시피 반영해 나온 ‘마열라면’도 2022년 8월 출시 이후 약 두 달여 만에 6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이처럼 SNS 레시피를 활용한 성공 사례들이 늘면서 식품업체들도 모디슈머 트렌드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이미 인기가 검증된 레시피를 적용하면 제품 성공 가능성 높일 수 있는 데다 화제성까지 잡을 수 있어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 해 동안 수많은 제품이 쏟아지는 만큼, 단순 제품 출시만으로는 시장에서 자리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소비자에게 인기 있었던 익숙한 레시피의 맛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모디슈머 제품은 출시 초기에 화제성을 얻고 안정적인 판매를 기록하는 데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