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라인에서 전환 생산 가능한 설비 구축
총 생산능력 15만8000t으로 확대
금호석유화학이 고부가 합성고무인 SSBR(솔루션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 병행 생산 설비를 연말까지 구축해 총 생산능력을 연 15만 톤(t) 이상으로 확대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아스팔트 개질제 등에 쓰이는 SBS(스타이렌 부타디엔 스타이렌 고무) 생산 라인을 SSBR로 전환해 생산할 수 있는 설비 투자를 올해 4분기까지 진행한다. 생산 설비 구축이 완료되면 연간 3만5000톤 규모의 SSBR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
SSBR은 주로 고성능 타이어에 사용된다. 기존 고무 제품보다 마모에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내연기관차보다 약 30% 더 무거운 전기차용으로 적합하다. 노면 접지력과 회전 저항력이 뛰어나 높은 연비를 구현한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2022년 6만 톤 증설을 통해 SSBR 생산능력을 12만3000톤까지 확대했다. 올해 말 병행 생산 설비 투자까지 마무리되면 총 생산능력은 15만8000톤으로 늘어난다.
약 2년 만의 추가 증설을 결정한 배경에는 전기차용 고성능 타이어 수요가 견조할 것이란 예상이 작용했다. 신규 차량 수요는 둔화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전기차 타이어 교체 주기가 2~3년으로 짧은 점을 고려하면 교체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전환이 필수적인 만큼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SSBR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2023년 38억 달러(약 5조5000억 원)로 추정되는 전 세계 SSBR 시장은 2030년 58억 달러(약 8조4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글로벌 SSBR 증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SSBR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 힘입어 금호석유화학은 업황 악화에도 이익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이 잇달아 적자로 전환하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특히 SSBR이 포함된 합성고무 부문은 지난해 4분기 18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직전 기(107억 원) 대비 72% 증가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SSBR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2년 만의 추가 증설을 결정했다"며 "전기차용 외에도 글로벌 환경 규제에 따라 친환경 SSBR 제품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