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 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종잡을 수 없는 이상기후로 인한 먹거리 물가 폭등으로 진땀을 흘렸다.
상반기엔 사과, 하반기에는 배추, 귤, 딸기, 가공식품 원료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일일이 해당 품목에 대한 물가 안정 대책 마련에 분주한 한 해를 보냈기 때문이다.
30일 통계청과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엔 사과 가격이 크게 폭등했다. 올해 1월 56.8%를 기록한 사과 소비자 가격 상승률(전년대비)은 2월 71.0%, 3월 88.2%로 확대됐다.
4월(80.8%)과 5월(80.4%), 6월(63.1%)에도 60%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상반기 사과 가격 폭등은 작년 여름철 기록적인 폭우 속에 과수화상병까지 더해지면 생산량이 부족했던 탓이다.
관련 뉴스
당시 농식품부는 사과 수급에 영향을 주는 과수화상병과 탄저병 대응과 생육 관리에 만전에 기했다. 그 결과 하반기에는 사과 공급량이 늘면서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됐다.
하반기 사과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배추가 농식품부의 골머리를 앓게 했다. 폭우와 폭염이 극심했던 올해 8월 여름 배추 가격은 1년 전보다 9.6% 올랐고, 9월에는 53.6%나 상승했다.
당시 일부 시장에선 양배추만 한 배추(한 포기)가 2만 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배추 가격 폭등은 9월 중순까지 이어진 이례적인 폭염으로 배추 생육이 부진한 것이 주원인이었다.
이에 농식품부는 중국산 배추 수입, 김장배추인 가을배추 조기 출하 장려금 지원, 가을배추 생육관리협의체 가동, 김장재료 할인지원 등의 배추 수급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해당 대책과 기온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11월부터 가을배추 가격이 안정세를 보였다. 지난달 김장배추인 가을배추 도매가격(10kg당)은 8627원으로 전월(1만9120원)보다 크게 하락했다.
배추 가격 폭등세가 해소된 것도 잠시 이상고온 여파 등으로 겨울 제철 과일인 감귤과 딸기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농식품부를 괴롭히고 있다.
지난달 감귤(노지온주 기준) 평균 도매가격은 5kg당 1만4400원으로 평년가격(9085원) 대비 5315원 올랐다. 딸기의 경우 도매가격이 2kg당 7만632원으로 평년가격(4만4614원)보다 2만6017원 올랐다.
이상기후,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가공식품에 쓰이는 코코아, 커피 원두, 팜유 등 주요 수입 원재료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식품 물가 급등 우려를 키우고 있다.
농식품부는 생육관리협의체를 중심으로 귤과 딸기에 대한 생육 상황 점검 및 기술 지도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식품 제품 가격 인상 최소화를 위해 업계와 소통하고 있다.
문제는 이상기후에 따른 농식품 가격 폭등 및 대응책 마련이 매년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농식품부의 골머리를 더 앓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상기후의 불똥이 내년에는 어떤 농식품으로 튈지 종잡을 수 없다는 점이 큰 걱정"이라며 "상황에 따른 대책 마련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