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공모가 유지하고 공모 물량 줄이기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600/20250210160820_2134969_1200_1200.jpg)
기업공개(IPO) 한파가 가시지 않으며 상장을 미뤘다가 재도전하는 기업들이 잇따라 공모가를 낮춰 시장 입성에 나서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차전지 드라이룸 전문기업 씨케이솔루션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추진 당시(1만5700원~1만8000원)보다 낮은 희망 공모가(1만3500원~1만5000원)를 제시하며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씨케이솔루션은 지난해 11월 증시 변동성 확대를 이유로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 당시 씨케이솔루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이차전지 관련 업체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시장 침체를 피해 상장을 유보했다가 다시 채비하는 기업들은 기존에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보다 낮은 수준에서 공모자금 모집을 시도하고 있다. 2023년 상장을 중단한 국내 최대 종합보증사 서울보증보험은 앞선 공모가 밴드(3만9500원~5만1800원)보다 35%가량 낮은 범위(2만6000원~3만1800원)를 제시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코스피 데뷔 첫 도전 당시 고평가 논란으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공모가를 낮추는 시장 친화적 행보에 나서며 예상 시가총액도 4조5600억 원에서 3조1400억 원으로 줄었다.
코스닥 IPO의 경우, 차세대 항암제 개발기업 오름테라퓨틱이 희망 공모가 범위를 기존 3만 원~3만6000원에서 2만4000원~3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아이에스티이는 희망 밴드(9700원~1만1400원)를 유지하는 대신 공모 물량을 160만 주에서 130만 주로 축소했다.
오름테라퓨틱과 아이에스티이 역시 지난해 하반기 국내 증시 불안정과 공모시장 위축이 장기화하고 있는 점을 들어 상장을 미뤘다가 재도전을 감행했다. 데이원컴퍼니, 삼양엔씨켐, 아스테라시스 등 이미 코스닥 시장 상장을 마친 기업들도 지난해 12월로 예정된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을 올해 1월로 연기한 바 있다.
공모가가 희망 범위 하단에 책정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17일 상장을 목표로 하는 동국생명과학(1만2600원~1만4300원)은 9000원에 공모가가 책정됐다. 지난달 24일 나란히 새내기주가 된 와이즈넛(2만4000원~2만6000원), 데이원컴퍼니(2만2000원~2만6700원)도 각각 1만7000원, 1만3000원에 확정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SPAC) 합병을 제외하고 코스피, 코스닥에 상장한 8개 종목 중 7개가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성적을 냈다. 특히 ‘대어’ LG CNS의 예상 밖 부진이 시장에 충격을 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 CNS는 이날까지 공모가 대비 10.02%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공모가 기준 5조9972억 원에 달하던 시가총액은 이날 5조3965억 원까지 감소했다. 지금까지 공모가를 웃도는 성과를 낸 종목은 피아이이(52.80%), 삼양엔씨켐(23.06%), 아스테라시스(88.04%) 등 3개 종목에 그친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진했던 IPO 시장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으며, 국내 IPO 시장과 상관성이 높은 국내 주식시장 지수 반등이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최대 공모 규모로 평가받는 LG CNS 흥행 여부가 분위기 반등과 관련해 중요한 기점이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