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들 "출자 규모 확대 필요"
![▲서울 여의도에 있는 수출입은행 전경 사진 (수출입은행 제공) 전경 (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4/07/600/20240704193325_2047029_1199_798.jpeg)
정부가 한국수출입은행에 1000억 원의 현금을 직접 투입한다. 수은에 현금출자 방식으로 자금이 투입된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정부의 현금출자를 통한 자본금 증자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통상 현금은 출자액의 약 8배의 여력이 발생한다. 이번 현금출자로 수은은 8000억 원가량의 금융지원 여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수은 납입 자본금은 16조9000억 원, 특정 차주에 대한 신용공여한도는 8조2000억 원까지 오르게 된다.
수은은 이번 현금출자로 확보된 자금으로 조선, 방산, 원전 등 그간 추진해왔던 전략 수주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수은 관계자는 "앞서 정부가 법정자본금 한도를 확대한 것에 대한 후속 절차로 현금출자가 이뤄진 것"이라며 "특히 현금출자가 이뤄질 경우 금융 여력이 현물보다 커지는 만큼 우리 수출산업에 대한 지원 역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현금출자로 수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개선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기획재정부는 1000억 원의 현금출자가 이뤄질 경우 수은의 BIS 자기자본비율을 14%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은은 국제결제은행의 권고수준 등을 고려해 BIS 자기자본 비율을 최소 13% 이상으로 유지 ‧ 관리하고 있지만 시중은행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이었다.
일각에서는 수출 지원의 시급성을 고려하면 현금출자 규모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은에 대한 정부의 출자 계획은 방산 수주 계약과 초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의 금융 지원 역량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수은에 대한 출자 규모의 적정선을 최소 1조~5조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도 수은법 개정 설명자료를 통해 재정 여건에 따라 5조 원을 현금출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BIS 자기자본비율 개선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기재부는 출자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기준 원·달러 환율을 1360원으로 잡았는데 현재 1400원 초·중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방산 산업의 경우 계약 규모가 크다 보니 금융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정부가 방산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고 하지만, 정작 금융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기존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상향하고 2030년까지 단계별로 출자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