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尹 탄핵 반대 강조·李 공격…보수층 결집 집중
한동훈, 친한계 세력화…정치 원로 만남도
김문수·유승민·원희룡 등 행보도 주목
국민의힘 내에서 ‘조기 대선’은 금기어 취급을 받고 있지만 당내 대권 주자들은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 등은 존재감 부각을 위한 행보를 보인다.
오 시장은 12일 국회에서 지방분권을 주제로 한 개헌 토론회를 갖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오 시장이 국회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은 토론회를 앞두고 당 의원들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친윤석열)계 중진인 윤재옥 의원이 개회사를 맡았으며,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도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오 시장이 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만큼 이번 토론회가 당내 세력화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홍 시장은 보수 지지자 결집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장이 서는데 장돌뱅이가 안 가느냐”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홍 시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입장을 강조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홍 시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 탄핵이 기각돼 직무 복귀를 해야 한다는 게 내 입장이지만 만에 하나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를 당이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잡을 사람은 우리 당에 나밖에 없다”라며 “이 대표가 하는 정치는 양아치 정치인데, 그걸 잡고 부수고 깨고 박살 낼 사람은 나뿐”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정치 원로들과의 만남을 갖고,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의 세력화에 나서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설 연휴를 전후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 의원들은 1973년생 이하 정치인이라는 뜻의 ‘언더 73’ 모임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김상욱·김예지·진종오·한지아 의원과, 박상수·류제화 당협위원장 등은 7일 김영삼 도서관을 찾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이사장을 만나기도 했다.
이외에도 국민의힘 대권 주자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꼽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김 장관은 대권 도전에 대해 “검토한 적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다면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 대선 출마를 시사한 유 전 의원은 경제 전문가 이미지와 확장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원 전 장관은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진 않지만, 보수 진영 인사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은 탄핵소추 인용을 전제로 한 조기 대선에 거리를 두고 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6일 "조기 대선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권 주자들 역시 지지층의 정서를 의식해 본격적인 대권 행보 보이기보다는 물밑에서 세력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