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방부가 수십억 달러 사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600/20250209145043_2134530_1200_777.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가 국방부 감사를 통해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지출과 권력남용 등을 바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미국 연방 공무원 노조 등은 "머스크의 DOGE는 국방부를 개편할 만큼 전문적이지 않다"라며 "이들이 국방부의 주요 기밀을 노출할 위험도 크다"고 반발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현지 언론 인터뷰를 인용해 "일론 머스크의 DOGE가 교육부에 이어 국방부의 비합리적인 자금 사용과 권력 남용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4시간 이내에, 일론에게 교육부를 점검해보라고 할 것"이라며 "그리고 나서는 군으로 갈 것이다. 국방부를 점검해보자"며 이렇게 말했다. 국방부에 대한 사실상 고강도 구조조정과 감사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그는 국방부의 예산을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억 달러의 사기와 권력남용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이 그런 일을 추진하라고 나를 선출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방부 구조조정과 감사에 머스크 DODG 수장이 나서는 것과 관련해 갖가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그가 국방부와 이해관계를 지녔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페이스X와 그 자회사인 스타링크 대주주가 일론 머스크다"라며 "국방부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등 이해충돌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머스크의 회사들이 정부와 계약을 맺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수장을 앞세워 낭비와 부패, 비효율을 제거하겠다고 주장했다. 연방정부 부처들과 기관들에 대한 전면 구조조정을 추진도 이미 시작했다.
머스크와 트럼프는 지난주 미국 국제개발처(USAID) 공무원 수천 명에게 유급 행정휴가 발령을 시도했다. 인도주의적 국제 원조를 사실상 중단하겠다는 의미다. 1만여 명에 달했던 이곳 직원들도 300명 안팎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다만 이 계획은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이 일시적으로 제동을 걸어놓은 상태다.
트럼프는 이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USAID를 보면 수억 달러의 돈이 쓰이면 안 될 곳에 쓰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쳤다. 큰 사기다"라고 말하는 등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국방부에 대한 구조조정과 감사는 해군에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로이터는 "머스크의 DODG가 해군 함정 건조에 대한 지출 등을 집중해서 파고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군에 대한 문제점은 일찌감치 거론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 보좌관을 맡은 마이크 왈츠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DOGE는 국방부 지출에서 특히 해군 함정 건조과정에 관심을 두고 살펴볼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불필요하게 예산이 부풀려진 게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선업의 경우 정말 엉망진창이어서 살펴볼 게 많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과 공무원 노조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머스크와 그의 조직이 펜타곤을 살펴볼 만큼 전문적이지 않다"라며 "그들의 노력은 국방부의 기밀 프로그램을 노출할 위험도 있다"고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은 "스페이스X를 비롯해 머스크 소유 기업들이 미국 국방부와 주요 계약을 맺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상당한 이해 상충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