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안지면 못가는’ 디즈니랜드?...디즈니 내부에서도 ‘비싼 가격’ 우려

입력 2025-02-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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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가족, 4일 디즈니 테마파크 방문 비용 620만원
미국 2000여 가구 대상 설문서 “비용 감당 불가 수준”
디즈니 내부서도 ‘중산층 한계 수준 비용“ 우려

▲앨런 버그만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공동 회장이 2024년 4월 11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네마콘 2024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앨런 버그만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공동 회장이 2024년 4월 11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네마콘 2024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장소로 사랑받았던 디즈니 테마파크가 이제는 “빚을 지지 않고서는 갈 수 없는” 지구상에서 가장 비싸기만 한 곳이 됐다.

디즈니 창업자 월트 디즈니는 디즈니 테마파크가 모든 가족이 저렴한 가격에 마법 같은 시간을 경험하는 곳으로 남길 바랐다. 그러나 지나치게 비싸져버린 마법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2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는 디즈니 체험(테마파크 등) 휴가 비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디즈니 휴가를 줄였다고 답한 응답자의 59%는 비용 때문이라고 답했다.

투어링플랜은 어린 자녀가 둘 있는 4인 가족이 숙박을 포함해 4일간 디즈니 테마파크를 방문하는 데 드는 비용이 지난해 기준 4266달러(약 620만 원)라고 추산했다. 가격 인상분의 80%는 서비스와 각종 기능이 추가된 비용에서 비롯, 나머지는 입장권 가격 인상이 영향을 줬다.

성인용 일일 디즈니 테마파크 입장권 비용은 지난해 10월 처음 200달러를 돌파했다.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날에는 206달러로 올라 가장 저렴한 날의 입장료보다 100달러 이상 비싸다.

줄을 서지 않고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패스트패스도 5년 전에는 무료였지만, 이제는 3가지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을 뿐 아니라 가장 혜택이 많은 패스트패스의 경우 가격이 하루 1인당 449달러 수준이다.

가장 행복하고 마법 같은 장소인 디즈니 테마파크는 비싼 가격에도 방문객 유입이 끊이지 않았지만, 상황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거치면서 달라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테마파크 방문 수요가 폭발하자 디즈니도 이때를 놓치지 않고 가격을 과속 인상했다. 그러나 너무 급격히 올린 가격에 최근 몇 년간 방문객 증가세가 둔화했을 뿐 아니라 충성 고객들의 재방문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WSJ는 지적했다.

심지어 디즈니 내부에서도 과도한 가격 인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산층 미국인 가정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어린이와 그 가족들의 마음은 물론 지갑을 디즈니가 빼앗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빈번해졌다고 일부 관계자들은 토로했다.

디즈니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2023년 후반부터 재방문을 계획하는 방문객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디즈니가 미래고객을 소외시키고 젊은 가족들에게는 가격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월트 디즈니는 디즈니 테마파크를 가족들을 위한 저렴한 놀이공원으로 구상해 누구든 디즈니 영화같은 꿈같은 세계로 들어가는 상상이

휴 존스턴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12월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디즈니는 저렴한 상품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가격 인상의 대부분은 프리미엄 패키지 상품이나 수요가 많은 날짜에 집중된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 역시 가격 책정에서 보다 현명해야 한며 “우리는 가족들이 디즈니 테마파크에 한 번 찾는 게 아니라 여러 번 방문하는 습관을 심어주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인디애나주에 거주하는 멜리사 버클리는 상속받은 유산으로 지난해 12월 디즈니 테마파크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고 WSJ에 말했다. 버클리는 10년 전부터 디즈니 여행을 위해 저축해왔지만, 예상치 못한 청구서가 발목을 잡았다. 그는 “저축한 돈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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