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집권화, 중국과의 경쟁 심화에 ‘쇠퇴 악순환’
한국 100대 기업 중 어떤 곳도 본사 안 둬”
![▲사진은 3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감만·신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600/20250204083732_2132549_1199_787.jpg)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저출산과 고령화 등에 따른 인구 감소로 한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이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FT는 9일(현지시간) 약 330만 명이 사는 부산이 1995~2023년 60만 명이 감소했으며 고령화와 서울에 대한 경제 집중화로 이런 현상이 가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 정부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부산을 공식적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도시’로 분류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는 취업 인구와 비취업 인구의 불균형으로 인해 도시가 경제적으로 지속 불가능해지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또 FT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서울에서 공부하고 일할 것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는 32세 젊은이와의 인터뷰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20세기 대부분 시기 부산은 무역과 제조업이 번창하는 중심지였다”면서 “지금은 젊은이들의 이탈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는 한국에서도 다른 대도시권보다 더 빨리 고령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곳은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과 LG의 탄생지이지만, 한국 100대 기업 중 아무도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FT에 “서울로의 중앙집권화,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인해 부산과 다른 지역 중심 도시가 ‘쇠퇴의 악순환’에 빠졌다”면서 “부산의 많은 청년은 여전히 한국 동남부 지역의 다른 산업 중심지에서 제조업 일자리를 찾을 수 있지만, 여성들은 서비스 부문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서울로 가야 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부산연구원의 김세현 인구영향평가센터장은 “2020년부터 2050년까지 서울 인구가 21.4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은 감소 폭이 33.57%로 훨씬 크다”면서 “차이점은 부산의 경우 전체 인구 대비 취업 가능 인구가 훨씬 더 많이 감소한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김 센터장은 “인구 감소에도 부산이 문자 그대로 ‘소멸’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